아내를 폭행하고 불륜을 의심하는 글을 인터넷 카페에 10차례나 게시한 3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4단독(한정석 부장판사)은 상해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A(36)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월 제주 시내에 있는 집에서 아내 B(여·25)씨의 외출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B씨를 밀치고 폭행했다.
또 A씨는 지난 1월 아내가 다른 남성과 차를 타고 가는 것을 목격하고 차량을 추격해 뒤범퍼를 들이받고 운전자의 얼굴을 수회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마침 주변을 지나가던 행인 D(39)씨가 자신을 말리자 "조그만 놈이, 어린 놈의 새끼가 무슨 상관이냐"고 소리치며 D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이마로 머리를 들이받기도 했다.
올해 2월 아내가 이성 친구 C씨와 식사하는 것을 목격한 A씨는 그 자리에서 C씨의 손목을 잡고 식당 밖으로 끌고 나와 주먹을 휘둘렀다.
A씨의 괴롭힘은 사이버 공간으로도 이어졌다. A씨는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회원 수가 3만명이 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불륜하는 것들 다 감옥에 넣었음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아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내를 폭행하고 10회에 걸쳐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렸다. 또 행인을 폭행하고 피해 보상을 하지 않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으며, 미성년자를 혼자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에 처한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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