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경찰이 방관하는 사이 아버지가 직접 헬기를 빌려 실종된 아들을 구해냈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은 그를 ‘영웅 아빠’라고 전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레이크 맥쿼리에 사는 토니 레스브리지(51)씨는 아들 사무엘(17)이 지난13일 밤(현지시간) 놀러 나간 뒤 만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이 안 되자 걱정이 됐다.
타지에 살고 있던 토니씨 부부는 곧장 아들이 살고 있는 지역 경찰서로 달려갔지만 “가출일 것이다”라며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답변만 들었다.
절대 가출일 리 없었다. 토니씨는 경찰을 믿을 수 없었다. ‘교통사고’를 의심했다. 수년 전 아들이 살았던 지역 근처서 차 사고가 났지만 깊숙한 산 속이었던 터라 탑승자가 닷새 후 사망한 채 발견된 적 있기 때문이다.
토니씨는 15일 아침, 헬기를 빌렸다. 당시 헬기 회사는 강한 바람 탓에 훈련비행도 취소했지만 간곡한 요청에 수색 비행에 나섰다. 토니씨는 멀미가 심해 형제인 마이클이 조종사와 함께 헬기에 탑승했다.
헬기 조종사 리 미첼은 “통상 헬기를 1시간 이용하는 데 1200호주달러(약 102만원)를 받지만, 근심에 찬 모습으로 “1000호주달러(약 85만원)밖에 없다”며 호소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마침내 수색 20분 만에 집에서 20㎞ 떨어진 고속도로 주변 관목지대에서 아들이 탄 사고 차량을 찾아냈다. 예상한 대로 사고가 난 지점은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아 헬기가 아니었더라면 찾기 힘든 곳이었다.
사무엘은 발견 당시 부러진 넓적다리뼈가 피부 밖으로 7㎝이상 튀어나오는 등 이곳저곳 뼈가 부러지고 탈수 상태였다. 현재는 회복 중이다.
토니씨는 아들을 발견하자 아들을 꼭 잡고 “아빠가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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