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기합 소리와 떠들썩한 응원가가 귀를 울리는 배구 코트에 아흔의 할머니가 등장했다. 그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감독을 20년째 응원하는 열혈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고는 최 감독에게 배구 발전에 힘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원을 쾌척했다.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독지가 신지원(90) 할머니가 최 감독에게 배구 발전을 위한 기부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신 할머니는 지난 5일 천안에 있는 현대캐피탈 배구단 복합베이스캠프를 찾아 기부금 전달 의사를 전했다.
신 할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테니스와 사이클 등 다양한 생활체육 활동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해왔다. 고령임에도 여전히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스포츠 ‘광팬’이다. 또 1999년 데뷔해 한국 배구의 간판 세터로 활약했던 최 감독의 20년 차 팬이기도 하다.
신 할머니는 “최 감독의 오랜 팬으로, 현대캐피탈의 경기와 배구 발전을 위해 펼치는 다양한 활동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며 “최 감독의 선행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며 기부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할머니의 말처럼 최 감독은 한국 배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지원금을 전달하고 유소년 배구육성장학금에 사재를 출연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오랫동안 응원해주신 것만 해도 너무나 감사한 일인데, 이런 뜻깊은 기부까지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할머님께서 기부해주신 금액은 구단과 함께 어린 배구 꿈나무들을 돕는 데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할머니의 기부금을 팀 연고지인 천안 소재 남녀 유소년 배구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액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신 할머니와 가족들에게 홈·원정 VIP석 평생 무료입장권과 현대캐피탈 홈경기장인 천안유관순체육관에 지정석을 마련해 제공할 방침이다. 또 홈경기장에서 배구 발전을 위한 기부를 기리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고 기부자를 기념하는 패널도 제작·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17일 천안 홈 경기에 신 할머니를 초청해 기부금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날 팀은 KB손해보험 스타즈를 꺾고 7연승을 달성해 리그 1위로 전반기를 종료했다.
문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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