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감각적 브랜드 네이밍이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제품 및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네이밍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 저명한 브랜드 전문가 데이비드 아커 버클리대학교 교수는 “이름을 창조하는 일은 몇몇 내부 직원들이 부엌 식탁이나 회사 식당에 앉아 브레인 스토밍으로 처리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며 브랜드 네이밍이 대단히 치밀하고 전략적인 과정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이자 자산으로 브랜드 네이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전문 네이밍 회사에 수천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며 의뢰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행동하는 자연주의 브랜드 ‘파파레서피’는 원래 ‘아빠가 만든 화장품’이라는 브랜드명으로 론칭했다. 민감한 피부를 가진 딸을 위해 아빠인 김한균 대표가 직접 만든 유기농 호호바 오일이 사용자들에게서 입소문을 타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브랜드 철학의 폭도 넓어졌다.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 제품으로 인정받은 뒤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본격적인 브랜드 네이밍을 변경한 것이다. 실제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고 직접 발굴한 좋은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파파레서피’는 김한균 대표가 가족들을 위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원료 발굴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이름에 담아 냈다.
헬스&뷰티 전문 기업 ‘텐마인즈’의 네이밍도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열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모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라는 철학을 담아 낸 기업명 ‘텐마인즈’로 브레오, 허그브레오, 아쿠아쿠, 니들아쿠 등 다양한 제품들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10분의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기업가치, 도전 정신, 리더십, 사업 전략, 자율, 창의, 회의문화, 가족 우선, 비전, 사명감 등 10가지 철학이 담긴 ‘텐마인즈’라는 기업명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나눔 문화를 추진함으로써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네이밍 전략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히트텍'이나 '에어리즘' 등 제품 특성을 명확하고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상품명을 내세워 공전의 히트를 쳤다. 따뜻하고 세련된 패션 내의로 잘 알려진 기능성 이너웨어 '히트텍'은 지난 2006년 출시 후 반값 할인 행사 때 새벽부터 대기줄을 섰을 정도다. 땀을 흡수하는 신소재 이너웨어 '에어리즘' 역시 빠르게 땀을 말리는 쾌적함을 강조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브랜드 및 제품 네이밍에 큰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뛰어난 제품력, 가격 경쟁,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취향 등 다양한 변화의 파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제품을 접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브랜드의 이름이 소비자가 제품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첫 번째 기준으로 여겨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네이밍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등 방송을 통해 잘 알려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박재현 소장은 “브랜드 네임은 ‘마케팅 전략의 언어적 전환 작업’이 되어야 소비자를 사로 잡을 수 있다”며 “연애하듯이 소비자를 유혹할 수 없는 브랜드 네임은 소비자들이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LG 휘센 에어컨의 경우 대자연의 바람을 연상시킬 수 있는 북유럽 이미지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더위=휘센’이라는 공식을 받아들이게 했다”며 “브랜드가 담고 있는 명확한 콘셉트를 보여주고, 마케팅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언어를 찾는 것이 브랜드 네이밍 작업이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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