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바디 국가대표인 강한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어려서부터 보육원 형들에게 줄곧 맞은 탓에 악화된 건강 때문이었다.
강한은 보육원 출신으로 청소년 시절이 순탄치 않았다. 그는 운동선수로서 메달을 따고 유명해지면 자신을 버린 부모님이 다시 찾아주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카바디에 매진해왔다. 카바디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다. 카바디는 1990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우리나라 대표팀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과 2016년 카바디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강한은 중학교 시절 육상부에 가입해 188㎝가 넘는 키와 타고난 순발력으로 주목받았지만 계속되는 선배들의 폭행 탓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강한은 2016년 대학 입학과 동시에 그를 눈여겨본 교수의 추천으로 동의대 카바디 팀에 들어가 공격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후 강한은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다.
하지만 강한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죄송하다. 운동을 그만두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고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된 보육원 형들과 육상부 형들의 지독한 폭행 때문에 생긴 병이다. 온몸에 피멍이 들었던 끔찍한 그 때의 기억을 저는 지금도 언제든 떠올려진다”며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겉으로는 씩씩했던 국가대표이었지만 강한의 속마음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진짜’ 자신과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심적으로 더 힘들게 했다고 털어놨다. 강한은 “검색창에 ‘카바디’를 치면 연관검색어에 제 이름이 뜨는데 이런 것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제 마음을 짓눌렀다.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보육원 출신 국가대표를 원했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 섰을때면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앓고 있는 제 진짜 모습을 억누를 수 밖에 없었다”며 그동안의 아픔을 설명했다.
끝으로 강한은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지만 이겨내지 못해 죄송하다. 앞으로 치료 잘 받고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열심히 살겠다”고 전했다.
안태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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