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서 공무 못하는 여학생들을 도와줘!

Է:2018-01-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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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여학생들을 도와줘!”.

지난해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홍복순 할머니의 유언이다. 자녀들을 대학교수 등으로 훌륭하게 키운 홍 할머니는 익명의 장학금 기부를 부탁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대학 측의 끈질긴 설득에 따라 가훈을 딴 장학금 명명을 위해 할머니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고심 끝에 허락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수개월 전 타계한 홍 할머니의 아들 등 유족들이 지난해 말 2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고 8일 밝혔다. 평생 근검절약하며 살아온 홍 할머니의 전 재산이다.

1926년 서울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홍 할머니는 ‘여성’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한 데 한이 맺혔다. 남성들에게 밀려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교육받을 기회가 적었던 시대적 배경 탓이다.

“여자도 남자와 대등하게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홍 할머니는 평소 아들 등 가족들에게 자신의 뚜렷한 가치관과 철학을 전하고 장학금 기부의사를 밝혀왔다.

1950년 6·25한국전쟁 때 목포로 잠시 피난을 왔던 홍 할머니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자주 아들과 함께 광주·전남을 찾아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하곤 했다.

결국 아들은 가족들과 상의한 결과 6·25 당시 전라도와 인연을 간직해온 어머니 뜻을 받들기로 했다. 그는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잇지 못하는 여학생들을 지원해달라”고 호남 과학인재 양성의 요람인 GIST에 장학금을 기부하게 됐다.

고된 삶을 이어왔지만 “돈 때문에, 여자라고 해서 열심히 공부하려는 의지가 꺾여서는 안된다”는 홍 할머니의 유언이 실현된 것이다.

GIST 발전재단은 기부자의 신분은 공개하지 않는 대신 가훈인 인성(忍省)에서 따온 ‘인성 홍복순 장학금'으로 명칭을 정하고 이공계 여학생들의 학업을 돕는데 기부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최근 GIST 측과 장학금 약정을 맺은 50대 아들은 끝내 익명을 요구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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