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찾아온 전주 '얼굴없는 천사'…18년째 선행

Է:2017-12-2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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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돼지저금통에서 동전을 쏟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는 2000년부터 시작돼 지난 17년간 4억9780여만원이 넘는 성금을 기부했다. 2017.12.28. 사진=뉴시스


올해도 어김없이 전북 전주시에 '얼굴 없는 천사'가 찾아왔다.

'얼굴 없는 천사'는 17년 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탄절 전후로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수천만원이 담긴 종이박스를 몰래 놓고 사라져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2000년 첫 성금을 기부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8년째 나타나 온정을 베풀고 있다.

28일 오전 11시26분쯤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40~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날 전화를 받은 이은영 주무관은 "전화를 건 남성은 '동사무소 뒤로 가면 돼지저금통이 놓여있다'라는 말만 남긴 채 별다른 이야기 없이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이에 직원들은 곧바로 천사가 언급한 장소인 천사공원으로 달려갔고, 이 곳에는 돼지저금통과 현금 뭉치가 들어 있는 종이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이 있었다. 이날 그가 놓고 간 돈은 총 6027만9210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1006만1270원이 많은 것이다.

사진=뉴시스

또 상자 속 A4 용지에는 큼지막하게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해 보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꺼라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져 있었다.

그의 소리없는 기부는 해마다 연말을 기점으로 이뤄져 18년 동안 모두 5억5813만8710원에 달한다.

전주시는 이 성금을 지난해와 같이 전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한편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매년 지속되는 천사의 뜻을 널리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본딴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지역의 홀로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는 다채로운 나눔과 봉사를 펼쳐오고 있다.

전주시는 그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고 쓴 표지석을 세우고, 천사가 오가는 길을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로 조성키로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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