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어제 우리딸이 특별한 친구를 집에 데려왔다”

Է:2017-12-2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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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흑인과 백인 꼬마 두 명이 선생님에게 똑같이 보이기 위해 ‘빡빡머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머리를 자른 모습이 아이의 눈에는 완벽하게 같아 보였기 때문이죠. 어른의 눈이 아닌 동심에는 편견과 차별이 존재할 리 없습니다.

국내 한 커뮤니티에 동심이 빛나는 잔잔한 우정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초등 3학년생의 딸은 둔 아빠가 전한 이야기입니다. 딸은 크리스마스인 25일 놀이터에서 놀다 반 친구를 데려왔습니다. 아이는 한눈에 보기에도 달라 보였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였다는 군요. 딸과 한참 놀다 집에 가는 친구에게 “또 놀러와라”고 인사했던 아빠는 생각지도 못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아이 친구가 대뜸 자신의 엄마가 캄보디아 사람인데 “놀러 와도 되냐”고 되묻더랍니다. 아빠는 “(캄보디아 유명 관광지)앙코르와트에 가봤냐. 아저씨도 가보고 싶다”고 물으면서 엄마가 허락해주면 우리 집에 놀러 와도 좋다고 얘기했습니다. 아이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고 하네요. 아빠는 아무 말 없이 아이의 어깨를 토닥여줬습니다.

아래는 커뮤니티 루리웹에 26일 “어제 우리 딸이 친구를 집에 데려왔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 전문이다.

어제 초등 3학년인 우리 딸이 놀이터 나가 놀다가 같은 반 친구를 만났다며 집에 데려왔다.
'저게 진짜... 오늘 엄마도 없고 아빠 혼자 있는거 알면서 친구를 데려오냐?' 하며 꿀밤을 주고 싶었지만 꾹 참고 웃으며
"그래 잘왔다... XX랑 같은 반이가?"
하며 얼굴을 보니 다문화 가정의 친구네...
혹시나 잘몰라서 못먹거나 안먹는거 있는지 물어보니 다 먹는단다...
그래서, 짜장면 3개 시켜서 같이 먹고
둘은 그림 그리고, 겜 하고 몇시간 같이 놀다가
이제 간다고 한다...
"그래... 아저씨도 친구 만나서 기쁘네... 옆 아파트면 다음에도 또 놀러온나.."
이러니까
애가 좀 당황하며
"저기 울엄마는 캄보디아 사람인데요..."
이러더라...
"와... 그럼 앙코르와트 가봤나? 아저씨는 한번도 안가봤는데... 진짜 가보고 싶네..."
막 그랬더니
"그래도 놀러와도 되요?"
이러더라...
"당연히 되지... 엄마 허락 받으면 자고 가도 된다... 너무 자주는 안되고..."
이렇게 대답했는데
애가 갑자기 울더라...
왜 우는지 알거 같아 더 이상 말은 안하고 그냥 어깨 토닥여 줬다...
나중에 친구 가고 나서 우리 딸이 반친구 중에서 같이 잘노는 친구도 많은데
한마디도 안하는 친구도 있고 괴롭히는 친구도 많다고
가끔 힘들어한다더라...
우리 딸보고 친구 괴롭히는 애들 있으면
가만히 보고 있지 말고 친구를 도우라고 이야기 해줬다...
상처받지 말고 같은 한국인으로서 당당히 컷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외동딸 참 착하게 큰거 같고 앞으로도 그럴거 같아서 너무 좋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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