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A교수가 자신의 강의를 듣는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무기한 학부 강의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A교수는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유명 교수로 알려졌다.
14일 서울 연세대학교 외솔관, 위당관, 중앙도서관 등에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A교수님은 수업에서 여학생들을 성적 노리개로 취급하였던 사실을 제발 사과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3장짜리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 따르면 A교수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해당 학과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해왔고,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학과로부터 묵살됐다.
이 대자보에 따르면 A교수는 조모임을 구성하기 위해 여학생들을 강단에 불러내 자기소개를 시키고 이상형을 밝히게 한 후, 남학생들이 그중에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게 했다. 마치 여학생이 상품처럼 늘어선 뒤 남학생의 선택을 기다리도록 한 것이다. 대자보를 쓴 학생은 이를 두고 “소위 룸살롱의 ‘초이스’라는 상황과 겹쳐졌다”며 “남학생들의 간택을 받은 여학생에게 승낙하고 말고 할 권리 같은 건 없었다”고 설명했다. 피해 학생들은 “A교수의 조모임 구성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 있었지만 A교수는 최근까지도 해당 방식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교수의 성희롱 발언은 종강 뒤풀이 술자리에서도 이어졌다. A교수는 “술자리에 여자가 없으면 칙칙하지”라고 말하며 테이블마다 여학생을 한 명씩 앉게 했다. 피해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춤 동아리 소속 여학생들에게 춤을 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며 “자신들이 분위기를 돋우는 ‘살아있는 탬버린’같았다”고 전했다.
피해 학생들은 지난 4월 교수-학생 간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A교수의 행동에 문제를 제기했고, 당시 A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피해 학생들은 A교수의 수업을 들은 다른 학과 학생들도 볼 수 있도록 공개 사과문을 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교수는 학과와 연락을 끊고 아직까지 공개 사과를 하지 않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학교 측 대응 태도 역시 지적했다. 대자보를 통해 “OO학과는 A교수에 대한 학부 수업 중지 처분만을 결정했을 뿐 A교수가 사과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피해 여학생들이 A교수를 대면하기 힘들어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공개 사과회를 제안했다는 점, 해당 학과 교수들로 이루어진 성평등위원회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학과가 ‘가해자 편들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해당 학과 학과장은 “대자보에 적혀 있는 사실관계는 다 맞다. A교수도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측이 A교수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무기한 학부 강의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학과장은 “A교수가 은퇴가 몇 년 남았지만 무기한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다만 대학원 강의만 하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다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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