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의 1심 재판이 14일 마무리됐다. 검찰은 징역 25년을 구형했고, 조만간 재판부의 선고가 내려진다. 최순실씨에 대한 법정 공방이 일단락되면서 이제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재판만 현재진행형으로 남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16일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없다”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후 건강상 이유를 들며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 없이 진행되고 있는 궐석재판은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2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씨 결심공판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 사건도 함께 심리하고 있다. 내년 1월 4일까지 매주 3회씩 재판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다. 적게는 하루 2명, 많게는 4명씩 증인을 신문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국선변호인 5명만 출석한 채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은 13가지 범죄사실의 공범 관계로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최씨에 대한 1심 판결은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을 예측할 수 있는 ‘예고편’으로 여겨진다. 유죄일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 무거운 혐의가 포함돼 있다.
최근 1심에서 줄줄이 실형을 선고받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은 박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인정된 상태다. 최씨의 1심 판결문에도 박 전 대통령과의 공범 관계에 대한 판단이 담길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0억원을 상납받아 유용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둔 처지다.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은 특활비 상납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됐다.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도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친정부 성향의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해서도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검찰은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측근인 데이비드 윤씨(독일 체류 중)와 공모해 정부 도시개발사업 청탁 대가로 3억원을 챙긴 한모(36)씨의 범행에도 연루돼 있다.
박 전 대통령 추가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은 심리가 끝나면 예정대로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가까워진 상황”이라며 “추가 기소된 사건은 배당 절차를 거쳐 새로 심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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