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 페이스북에 뜬금없이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짧은 문구를 올려 의문을 자아냈다.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글귀 때문에 네티즌들은 물론 도(道) 공무원들도 혼란에 빠졌다.
남 지사는 12일 오후 8시쯤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말 외에 다른 내용은 없었다. 네티즌들은 남 지사의 글자 그대로 불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도청 내에서도 불출마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게시물에는 “음주하시고 쓴 글이 아닌가” “해킹당한 것 아닌가” “진심인가요” 등의 댓글이 빠르게 달렸다.
그러나 남 지사의 돌발행동은 단순 노이즈마케팅으로 확인됐다.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광역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혁신’ 토론회를 알리기 위한 일종의 ‘티저 광고’였다. 기조 발제를 맡은 남 지사는 토론회에서 광역대도시권 형성과 수도권 규제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할 예정이다. 경기도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경기도를 포기하겠다”고 적은 것이다.
이런 의도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황당하다”거나 “경솔한 발언이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지지자 중 한명으로서 이런 광고는 역효과가 더 클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남 지사측은 “내일 있을 토론회를 효과적으로 알리려는 의도에서 이런 글이 게시됐다”면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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