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영하 26도 백두산 정상에 올라… ‘중대 제안’ 구상?

Է:2017-12-1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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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신년사 등 계기로 韓·美에 대화 공세 예상… 최룡해 등 실세들 동행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에 올라 천지 앞에서 웃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룡해 당 부위원장 등과 함께 산에 올랐다. 백두산 방문은 지난 8일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백두산은 북한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매우 큰 곳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남측과 미국을 향한 이른바 ‘중대 제안’을 구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때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 그룹으로 꼽혔던 ‘삼지연 8인방’(황병서 마원춘 김원홍 김양건 한광상 박태성 김병호 홍영칠)은 위세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9일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등정은 8일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2인자로 자리매김한 최룡해 당 부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에 자주 올라왔지만 오늘처럼 한겨울에도 봄날 같은 날씨는 처음”이라며 “어찌나 날씨가 맑은지 천지호반의 봉우리들이 눈앞에 가까이 다가선 듯 더 선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백두산의 최저기온은 영하 26도, 최고기온은 영하 17도였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계기가 있을 때마다 백두산을 찾는다. 2013년 11월 집권 후 처음으로 백두산 지역인 삼지연을 방문했고, 한 달 후인 12월 고모부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최측근인 8인방과 함께 삼지연에서 고모부 숙청을 모의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2014년 11월에는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이때는 아버지 김정일의 3주기를 앞둔 시점이었다. 유훈 통치를 벗어나 독자 노선을 구상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한 달여 뒤인 2015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4월과 지난해 11월에도 백두산 인근을 방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백두산 등정은 한반도 국면 전환 구상을 위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 등을 계기로 남한과 미국을 향해 대화 공세를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 체제 하에서 권력 전면에 나서는 듯 보였던 삼지연 8인방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부국장 처벌 이후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지연 8인방 중 김 위원장의 이번 백두산 등정에 동행한 인물은 마원춘 국장뿐이다. 대북 소식통은 10일 “마 국장은 북한에서 건설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며 “마 국장의 동행은 김 위원장의 삼지연 지역 개발 지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황병서·김원홍 처벌을 주도한 최룡해 당 부위원장은 백두산 등정에 동행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최측근 실세임을 재확인했다. 최 부위원장은 지난 10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장기간 공석이었던 당 조직지도부장 자리를 차지하는 등 위상이 급속히 올라갔다. 특히 군부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라이벌 황병서를 제치고 3년 만에 2인자 자리를 탈환했다.

역시 조직지도부 간부인 조용원 당 부부장도 이번 수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화성 15형 발사 때도 김 위원장과 함께 등장하는 등 경제와 군사 양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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