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중국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농구월드컵 예선 첫 패를 떠안았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6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81대 92로 졌다. 지난 23일 예선 1차전에서 뉴질랜드를 꺾었던 한국은 이날 중국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했으나 높이에서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양희종의 3점포로 포문을 열었다. 이정현이 외곽에서 활발한 공격을 펼치면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1쿼터 중반부터는 박찬희와 양희종이 빅맨들과의 2대 2 플레이를 통해 짜임새 있는 공격을 이끌었다. 이정현은 1쿼터에만 11점(3점슛 3개)을 뽑아내며 주포 역할을 자처했다. 그러나 중국은 가드 쑨밍후이가 14점으로 맞불을 놨다. 한국은 28-26으로 근소하게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중국의 반격이 거셌다. 중국은 쑨밍후이와 딩옌위항 등이 꾸준히 득점에 가담했다. 한국은 김종규 전준범 오세근 등이 점수를 보태며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리드는 지키지 못했다. 40-44로 역전을 당한 채 2쿼터를 마쳤다.
한국은 3쿼터 중국이 골밑 위주의 득점을 쌓으면서 점수 차가 더욱 벌어졌다. 2쿼터 막판 김종규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고, 오세근이 파울 트러블에 걸린 게 아쉬웠다. 212㎝의 중국 센터 왕저린이 공격 리바운드를 손쉽게 슛으로 연결했다.
점수는 순식간에 40-52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3쿼터 3분이 지나도록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작전시간 이후 허훈의 연속 5득점으로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3쿼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점수는 58-71이 됐다. 한국은 전반전 리바운드 14개로 중국(16개)과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3쿼터에는 한국이 5개의 리바운드를 잡는 동안 중국이 11개나 걷어냈다.
한국은 4쿼터 전준범 허훈 이승현 이정현 등이 번갈아 3점포를 꽂으며 추격에 나섰고, 전면 압박수비를 통해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중국도 3점슛 4개를 넣으며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은 4쿼터 2분여를 남겨두고 77-87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그러나 경기 막판 오세근과 이정현이 쉬운 레이업슛을 실패하며 추격 의지를 잃었고,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한국은 가드 허훈이 경기 후반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16점(3점슛 2개)을 기록했다. 이정현과 오세근은 각각 14점(3점슛 3개), 10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중국은 쑨밍후이가 21점, 딩옌위항이 30점을 퍼부었다. 센터 왕저린은 16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써냈다.
고양=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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