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이 의과대학의 한 교수가 수업 시간에 이화학당 설립자를 모독하고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지목된 교수는 “오해”라며 학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학생들은 12일 이화여대 ECC에 붙인 ‘○○○ 교수의 발언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의과대학의 A교수가 여성 혐오적 발언으로 학우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이화의료원의 전신인 보구여관과 이화학당을 설립한 메리 스크랜튼 여사를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A교수는 설립자인 스크랜튼 여사에 “이 아줌마는 그냥 아들 따라온 사람”이라며 “보구여관은 정말 이름도 없는 찌질한 여자애들을 교육했던 기관”이라고 말했다. 또 “어느 직종이든 여자가 반 이상하면 하향길”이라며 “제일 좋은 것은 공부도 하지만 얼굴도 가꿔서 빨리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하는데 일단 얼굴을 고치고 너희는 몸을 고치든지 하라”고 언급했다.
학생들은 “A교수가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교수를 대상으로 한 학교 차원의 여성혐오 방지 교육 등 재발방지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A교수는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130년 전에도 스크랜튼 여사가 이렇게 노력했으니 더 열심히 노력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과 의사의 소명의식이 수업 주제였다”며 “중간 중간 재미있게 하려고 단어를 넣었던 것이 과장되고 오해를 불러온 것 같다”며 “내일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계획”이라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명했다.
진서연 객원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