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가지 않으려 정신병 환자 흉내를 낸 3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됐다. 남성은 '치밀한 증상 분석'을 통해 조현병 환자 연기를 하며 정신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았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7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A(3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5년 11월 신체검사에서 현역 입영대상인 1급 판정을 받았다. 그 후 군 면제를 받기 위해 정신병 환자 연기를 한 그는 2009년부터 2년간 부산의 한 병원 정신과에서 치료도 받았다. 2011년 10월 11일 해당 병원에서 조현병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은 A씨는 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2012년 4월 5일 병역을 면제받았다.
조현병 진단에서 A씨는 지능지수가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소규모 언론사의 기자로 재직 중이었고 최근까지는 수입차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지인들도 A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정상적 생활을 해왔다.
최근 조현병 진단으로 취소된 운전면허를 다시 취득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 재검진을 받은 A씨는 지능지수가 114로 나왔다. 이는 평균보다 높은 지수로 조현병은 일반 질환과는 달리 지능지수 및 증세가 호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를 의심한 병원 측 관계자가 신고해 범행이 발각됐다.
경찰에서 A씨는 “조현병이 완치됐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최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군대에 가기 싫어서 교회에서 만난 조현병 환자한테서 증상을 연구해 진단을 받아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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