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비무장지대(DMZ) ‘깜짝 방문’ 시도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정상회담에서 결정됐다. DMZ 방문 얘기를 먼너 꺼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이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아도 비서실에서 그런 제안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가십시다. 트럼프 대통령께서 가시면 저도 가겠다”고 제안해 두 정상이 나란히 DMZ에 가기로 결정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결국 오전 9시쯤 DMZ 방문이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먼저 출발해 DMZ에 도착했다. 헬기로 이동하다 안개가 심하게 끼자 DMZ 인근 군 기지에 착륙해서 차량으로 DMZ까지 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헬기 ‘마린원’은 주한미군 용산기지에서 이륙했다가 가시거리가 너무 짧아 회항했다. 문 대통령은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다 회항 소식을 듣고 다시 청와대로 돌아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헬기 '마린 원'이 서울-DMZ 구간을 비행했다"면서 "하지만 안개로 DMZ 인근의 가시거리가 1마일(약 1609m)도 안돼 용산기지로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헬기를 타고 가다 중간에 착륙해 육로로 안개를 뚫고 현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나 비록 회항했지만 10분 단위로 DMZ 방문 강행 의사를 전달하며 대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로 손색이 없었다”고 논평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