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산에서 한 여성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발병 사실을 숨긴채 성매매를하다 발각되는 등 에이즈 성매매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에이즈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누적 에이즈 감염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1만1439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1062명이 에이즈에 신규 감염됐다. 2000년 신규 감염자가 219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26%나 늘어난 수치다. 검사조차 꺼려 드러나지 않은 인원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즈는 감염이 되도 특별한 증상이 없이 정상인과 똑같은 생활을 하기 때문에 본인이 검사를 받지 않는 한 감염 사실을 알 수 없다. 어느 순간 식욕이 없고 피곤하고, 이유 없이 설사를 지속하거나 살이 빠지는데 이 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에이즈로 진행돼 악성종양이 나타나고 사망할 수도 있다.
에이즈 환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제약업계는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를 연 600억~7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면역력 저하로 인한 합병증 노출로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던 에이즈가 의학기술 발달로 만성질환과 같이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환자가 늘어난 점도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에이즈는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불치의 전염병’으로 불렸다.
이후 1987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의 치료를 목적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제인 ‘지도부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음 허가를 바든 후 HIV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95년 중반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제가 도입되면서 HIV 감염자의 사망률과 치사율이 현저히 줄기 시작했다.
물론 현재로서는 에이즈의 완치는 불가능하다. 에이즈 발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제를 복용해 혈중 HIV 농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법이 거의 전부다. 꾸준히 약을 복용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킬 확률도 상당수 낮출 수 있다. 완치의 개념이라기보다는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 악화를 막아주는 만성질환의 개념이다.
지난 2~3년 새 복용 편의성을 높여 하루 한 알만 복용해도 되는 복합제가 등장하고 있는 등 시장의 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HIV 치료의 경우 ‘복약 순응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면 내성이 생기게 되고 결국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과거 에이즈 치료제는 하루 세번 가량을 30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해야 해 순응도가 떨어지거나 치료제를 잘 복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현재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은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스트리빌드’, ‘젠보야’와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트리멕' 등 2개 제약사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에이즈 치료제로는 길리어드의 ‘트루바다’, GSK의 ‘지도부딘’, ‘티비케이’, MSD의 ‘이센트레스’, 얀센의 ‘프레즈코빅스’, BMS의 ‘에보타즈’ 등이 있다.
지난 2014년 3월 출시된 스트리빌드는 엘비테그라비르, 코비시스타트,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의 4가지 약물을 한 알에 담은 단일정복합제(STR)로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맞서 GSK도 2015년 식사에 관계없이 하루 1정 복용하는 ‘트리멕(돌루테그라비르+아바카비르+라미부딘)’을 출시했다. 트리멕은 바이러스 복제와 추가 세포감염을 막고, ‘돌루테그라비르’로 인해 내성이 적다는 장점을 지닌다.
얀센도 PI(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 계열의 HIV 치료제 ‘프레즈코빅스(다루나비어+코비시스타트)’를 지난해 3월 초부터 보험 급여 출시하면서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반면 아직까지 국내 토종 기술로 개발된 에이즈 치료제는 없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중인 곳은 명문제약, 에스티팜, 스마젠 등에 소수에 불과하다. 이들 역시 후보물질 발굴 단계이거나 전임상(동물실험) 단계가 대부분이라 실제 개발로 이어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스마젠의 경우 에이즈 예방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지닌 에이즈 백신을 개발중이다. 최근 미국 FDA와 임상 2상 돌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 국내 제약사 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점은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소위 ‘상위 제약사’ 중에는 아직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중인 곳이 없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성 질환의 특성상 임상 시험이 까다로운 데다 이미 수년 간 쌓아온 다국적제약사의 치료제와 맞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약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에이즈가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강해 걸리면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당뇨병이나 혈압약처럼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도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제약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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