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페루 “제 사이즈는 3114입니다”… 미인대회의 '변신'

Է:2017-11-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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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루 엘 코메르시오 웹사이트 캡처

여성 23명이 2017년 미스 페루 선발대회 결선에 올랐다. 미인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대개 자기 소개를 하면서 자신의 가슴, 허리, 엉덩이 등 신체 사이즈를 알린다. 무대에 선 카야오 주 대표 로미나 로사노는 “제 사이즈는 3114입니다”라고 말했다. 신체 사이즈라고 하기엔 너무 큰 숫자였다. 로미나 로사노의 말이 이어졌다. 

“2014년 이후 3114명의 여성이 인신매매 피해자가 됐습니다.”

이것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2017 미스 페루 선발대회가 열린 페루 수도 리마의 한 극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결선에 오른 23명 참가자들이 신체 사이즈 대신 여성폭력과 관련한 통계를 언급해 경종을 울렸다고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 언론이 1일 전했다. 미인대회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 성차별을 고착시키는 행사라고 비판받아 왔다. 이에 지난해 미스 페루이자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인 제시카 뉴턴은 23명의 참가자와 함께 이 대회를 여성 인권 강화의 무대로 활용했다.

참가자들은 “성 착취로 10분마다 1명씩 여성이 숨진다” “페루 여성의 70% 이상이 거리에서 성희롱을 당한다” “2202명의 여성이 지난 9년간 살해됐다” 등의 발언을 했다. 관중과 시청자는 성폭력, 여성 혐오 살인, 거리 성희롱 등과 관련한 수치를 접하며 숙연해졌다. 조직위에 따르면 미스 페루 선발대회 예선에 참가한 150명 중 5명도 성폭행 등 여성폭력의 피해자였다.



조직위는 참가자들이 통계 수치를 말할 때 여성 혐오 범죄 뉴스를 배경으로 노출했다. 제시카 뉴턴은 “각 지역 대표들이 여성폭력과 연관된 수치를 제시했는데 페루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매우 걱정스럽다”며 “불행히도 많은 여성은 자신이 당한 일들이 별개의 독립적인 사건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받은 질문도 한층 더 무거웠다. 취미나 포부 같은 가벼운 질문 대신 여성폭력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등의 질문이 나왔다. 미스 페루가 된 로미나 로사노는 “살인 등 모든 여성폭력 가해자의 이름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이달 중 리마에서 여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도 할 계획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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