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24일 “맹견에 대한 두려움이 불특정 개들에 대한 공포로 확산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맹견은 보호자 관리부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보호자 책임 강화와 사회적 시스템의 뒷받침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문 개의 안락사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전반적인 관리부실 문제를 짚어야 반려견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카라는 이날 논평을 통해 “모든 개에게는 잠재적 공격성이 있고, 이는 사회화 교육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며 “개가 선천적으로 어떤 특질을 지니느냐보다는 개를 어떻게 기르고 관리하느냐가 개의 공격성 발현을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외부에서 보호자는 개에게 목줄을 하도록 돼 있지만 목줄 없이 산책하거나 목줄을 해도 반려견 놀이터가 아닌 장소에서 개 목줄을 풀어놓아 돌발 상황에서 손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위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기초적 관리 부재에다 공공장소에서 배변까지 수거해 가지 않는 등 기본 매너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라고 덧붙였다. 카라는 ‘맹견’이 아니라 ‘관리부실견’으로 불러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가 ‘개물림 사고’와 관련해 맹견 품종 지정을 확대하는 선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카라는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다섯 품종과 그 잡종의 개들,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 등을 모호하게 ‘맹견’으로 구분해 목줄과 입마개를 채우도록 했다”며 “상생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 도입은 필요하지만 아무 기초자료도 없이 위험한 품종 지정을 확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기본 매너 확립과 보호자 관리 강화대책을 제시했다. 카라는 “원칙을 준수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만이 반려견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며 “보호자 교육을 의무화하고, 문제가 있으면 처벌은 물론 소유권과 사육권 제한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라는 “사람을 공격한 개들을 모두 안락사시킨다고 개물림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다”며 “개물림 사고는 관리부실의 문제이며 일차적인 책임은 보호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진정 대책을 고민한다면 아무나 쉽게 개를 사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고 보호자 책임 강화와 더불어 보호자와 함께하는 사회화 교육 등 관리부실견에 대한 실질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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