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부경찰서는 23일 성관계를 유도한 뒤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할 것처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공동공갈)로 A(18)군을 구속하고, A군의 친구 B(19·여)씨 등 6명과 B씨의 어머니(48)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일 사이 광주 북구 한 모텔에서 학교 친구 C(18)군에게 접근, B씨와 성관계를 하게 한 뒤 고소할 것처럼 협박해 2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최근 학업을 그만둔 A군은 같은 학교 친구였던 C군에게 이 같은 방법으로 금품을 빼앗기로 하고 다른 친구들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고등학교 3학년인 동성 친구 4명, B씨와 짜고 C군을 모텔로 불러 술자리를 가졌으며, 속칭 왕게임(왕이 된 사람이 나머지 번호를 뽑은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시키는 게임)을 통해 성관계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C군에게 "B씨가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다. 돈을 주지 않으면 강간 혐의로 수사 기관에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뜯어낸 돈을 유흥비로 쓰려고 했으며, B씨의 어머니도 범행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1월쯤 다른 친구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공갈 행위를 하려다 미수에 그친 정황을 파악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비교적 어리숙한 친구를 상대로 성관계를 유도한 뒤 돈을 빼앗는 수법의 범죄가 발생한 만큼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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