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씨의 딸 이모양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소년법을 거론하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북부지법 최종진 영장전담판사는 12일 이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경찰이 사체 유기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최 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해 소명된 범행의 경위와 내용, 피의자의 건강상태 등을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최 판사는 또 “소년법상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못하는 바 피의자에게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양은 아빠인 이영학씨와 함께 친구인 김양의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을 차량에 싣고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양이 살해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지만 이씨의 지시로 김양에게 수면제를 건넸고 김양이 수면제에 취해 집에서 잠들어 있을 때 외출했다 돌아와 친구를 찾지 않았다는 점 등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영장기각 소식에 많은 네티즌은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는 걸 모르나?” “이 사건이 소년법에서 언급한 부득이한 사건이다” “소년법 때문에 구속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소년법은 ‘소년의 건정한 육성’을 목적으로 관용과 용서가 전제돼야 하며 소년보호사건에 있어 탈법적 행위를 ‘범행’이 아니 ‘비행’으로 보고 있다. 또 ‘처벌’보다는 ‘교정’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여중생 폭행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등 잔혹한 10대 범죄 사건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소년법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엔 소년법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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