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창건일 잠잠한 北… 노동신문엔 김일성 좌우명 '이민위천'

Է:2017-10-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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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형 도발이 예상됐던 10일 노동당 창건 72주년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낮 12시 현재까지 특이한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보통 새벽에 이뤄져 왔는데, 북한은 이날 새벽 미사일을 쏘지 않았고 연료 주입이나 발사대 이동 같은 준비작업 정황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신 '경제'에 초점을 맞춰 노동당 창건일 메시지를 내놨다. 노동신문은 1면 사설에서 김일성의 좌우명인 ‘이민위천(以民爲天)’을 부각시켰다. 지난 7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이 강조됐던 것과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경제건설에 방짐을 찍어 주요 기념일을 보내는 모습은 최근의 북·미 대치 국면 및 긴장 고조 상황과 이질적이다. 이에 경제제재의 타격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과 전형적인 기만전술이라는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다.

◇ 北, 당 창건일에 도발 대신 자력갱생 강조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이민위천(以民爲天)’의 정신을 강조했다. ‘백성을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글귀이면서 김일성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노동신문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극악무도한 제재 압살 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화를 복으로 전환시키는 기본 열쇠는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의 힘”이라며 “자력자강의 위대한 동력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서 새로운 앙양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의 전반적 기조는 핵·미사일 등 국방과학 분야보다 경제건설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 8일 단행한 노동당 인사에서도 엿보였다. 군 총정치국장 황병서가 경제사령탑인 박봉주 내각 총리 뒤로 밀린 것이 상징적인 예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조용히 넘어가는 것은 북한의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북한은 주요 기념일을 전후로 도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 거꾸로 도발을 자제하고, 그런 모습에서 대화 분위기를 유추해내면 난데없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15년 70주년 10·10절 연설과 이듬해 신년사에서 ‘핵’이라는 표현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북한이 대외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반대로 1월 6일 4차 핵실험 감행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과의 말전쟁 이후 긴장 수위를 조절하면서 군사옵션과 대화의 중간에 있는 미국 입장이 정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 전형적인 기만전술? 날씨 때문에 미룬 것?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한 뒤 미국과 담판에 나선다는 것은 북한의 기본적인 전략이다. 특히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해 미국이 대화를 ‘구걸’하게 만드는 상황을 최상의 카드로 보고 있다.

북한은 최근 ‘자력갱생’을 자주 언급했다. 전방위로 펼쳐지는 대북 제재의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때문에 국제사회의 제재를 더욱 강화시키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추가적인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또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주 동해에서 실시되는 한·미연합 해군훈련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군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지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감시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로 도발에 나설 수 있어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밝혀다. 북한이 이날 도발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도발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보 당국은 중국의 19차 공산당 대회가 예정된 18일도 북한의 도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북한의 기상 상황이 미사일 발사에 적합하지 않아 도발 시점을 늦춘 것일 뿐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기상청은 10일 오전 11시 발표한 북한 날씨 예보에서 북한의 대부분 지역에서 10일부터 11일 낮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2일 오후에는 함경남도 동해안에 비 예보가 있다. 10, 11일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에서 30~80㎜로 예보됐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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