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학 등록금은 국·공립이 세계 주요 국가 중 여섯 번째, 사립대는 네 번째로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OECD 교육지표 2017’을 분석해 1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OECD 회원 35개국, 비회원 11개국 등 46개국이다.
국내 대학 등록금은 여전히 세계 최상위권이었다. 다만 순위는 조금 하락했다. 2016학년도 국·공립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4578달러로 2014학년도보다 195달러 줄었다. 사립대는 8205달러로 349달러 감소했다.
교육부는 “자료 제출 국가 중 유일하게 국공립과 사립 모두 등록금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번 조사에서 국·공립대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였는데 이번엔 미국 칠레 일본 캐나다 호주에 이어 6위로 나타났다. 사립대는 미국에 이어 2위였지만 4위(미국 호주 일본 한국 순)로 하락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대학 등록금 억제 정책으로 8년 연속 등록금이 동결된 결과다. OECD는 2006년부터 교육지표에 등록금을 포함시켜 발표했고, 이를 통해 한국 대학 등록금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국 다음으로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미친 등록금' 논쟁이 일고, 정치권에서 '반값 등록금' 주장이 제시되며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이어졌다.
사립대학들은 반발하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교육 당국의 방침에 따르고 있다. 교육부가 사립대 입학금을 인하 또는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지난 8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히려 했다. 지금까지 동결해온 등록금의 자율적 인상도 요구할 계획이었지만, 하루 만에 선회해 '입학금 단계적 폐지'를 수용했다.
사립대 총장들은 회의에서 ‘국가교육회의’에 사총협 회장의 당연직 위원 참여, 법적 허용 범위 내에서 대학의 등록금 자율 인상, 입학금 폐지 반대, 대학 구조개혁평가와 대학인증평가 등 이중평가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요구하려 했다. 그동안 동결해온 등록금과 관련해선 법적 소송 방안도 강구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막상 회의 후 발표한 자료에선 "대학별로 자율적·연차적으로 입학금을 인하·조정해나가는 방향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정부가 입학금 감축·폐지에 상응하는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정적 충격을 우려해 입학금 폐지에 난색을 보였다가 여론에 눌려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등록금 인상 문제는 언급되지도 않았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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