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헌정사상 최초로 발생한 헌재소장 인준 무산사태에 대해 여야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며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환호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자가 헌법재판소장이 될 수는 없었다”며 “민주주의와 상식이 이긴 것”이라고 밝혔다.
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사필귀정. 문재인정부는 이제 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은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하며 문재인 대통령도 이에 대해 사과하길 바란다”고 썼다.

국민의당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전 대표와 현 대표의 발언이 충돌하는 모양새였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이수 헌법재판소후보자의 국회 인준 표결이 부결됐다”며 “유구무언이다. 교각살우?”라고 적었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사자성어를 써 국회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인준안 부결에 대해 “국민의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에 적합한 분인지, 소장으로서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는 분인지 그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부결로 존재감을 내려고 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국민의당이 지금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자찬했다.

여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의 부결 사태는 명백히 국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사에 대해 당리당략적인 판단을 한 집단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할 말이 없다”며 자리를 떴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인준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더불어민주당 120명 의원이 똘똘 뭉쳤지만 자유한국당의 몽니와 바른정당의 공조, 국민의당의 야합에 따라 오늘 인준안이 부결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장 인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였다”며 “자유한국당이 잠시 쾌재를 부를지 모르지만 결국 국민의 무서운 민심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당의 반대투표는 캐스팅보드를 쥐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에 불과하다”며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춘 국민의당도 적폐연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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