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에 난데없이 ‘히딩크 복귀설’이 불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히자는 것이다.
이 소식에 많은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실제 한국 대표팀을 다시 맡을 가능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을까. 바로 현 대표팀의 경기력 부진에 대한 팬들의 반발 심리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실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경기력은 너무 안 좋았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선수 기용 실패와 단조로운 전술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한국 축구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도중 경질됐다. 그런데 소방수로 나선 신태용 감독도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똑같은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대로는 본선에서 16강 진출은커녕 1승도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의 역대 월드컵 본선 최악 성적(1무2패)을 남긴 2014 브라질월드컵을 답습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월드컵을 1년 앞두고 홍명보 전 감독을 선임했다. 스타 선수 출신에 젊은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을 지휘한 경험으로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실패로 끝났다. 특히 신 감독의 경우 스타 플레이어 출신도 아니고 선수나 코칭스태프로서 월드컵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또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대 실패로 홍명보라는 자산을 잃은 한국이 또다시 신태용이라는 젊고 유능한 감독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월드컵에 대한 환상도 히딩크 복귀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수많은 팬들이 2002년 월드컵 신화를 잊지 못한다. 히딩크 전 감독에 대한 향수가 진하다”며 “여기에 히딩크 전 감독은 이후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사령탑, 러시아 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로서 성공의 길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히딩크 전 감독이 실제로 한국 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될 가능성은 낮다. 축구협회도 ‘히딩크 복귀설’을 일축하고 있다. 감독 선임 권한을 가지고 있는 김호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표팀과 함께 귀국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불쾌하고 어처구니가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위원장은 “히딩크 전 감독은 명장이기에 상황 판단을 잘 할 것이다. 제안은 물론 지금 만날 의사도 없다”고 확실히 못 박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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