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는 8·2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대표적 지역이다. 8·2 대책 이후에도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이 0.3% 안팎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이 8·2 대책 적용 이후 0.03~0.04%의 하락세로 전환한 것과 대비됐다. 이런 분당과 수성구를 향해 정부가 칼을 들었다.
◇ 분당·수성 + 9개 지역… 풍선효과 차단
국토교통부가 5일 발표한 ‘8·2 주택시장 안정화대책’ 후속조치의 핵심은 두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한 대목이다. 지난 1~4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이 확정했다. 6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주변 지역으로 과열이 확산될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앞으로 분당과 수성구는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의 40% 적용 등 강화된 금융규제를 받게 된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청약 규제 강화, 분양권 전매 제한 등도 적용받게 됐다. 8월 월간 집값 상승률은 전국에서 분당이 1등, 수성구가 2등이었다.
정부는 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진 않았지만 집값 불안 가능성이 큰 9개 지역을 특별 관리키로 했다. 인천 연수구·부평구, 안양 만안구·동안구, 성남 수정구·중원구, 고양 일산동구·서구, 부산 등이다.
국토부는 이를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정해 주택 매매가격, 분양권 등 거래 동향, 청약 상황 등을 상시 모니터링 및 정밀 분석하기로 했다. 시장이 과열됐거나 과열 우려가 크다고 판단되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조치를 즉각 취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8·2 대책 이후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등이 빠르게 안정세로 전환됐고 전국 주택 가격도 보합세를 유지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서울은 대책 직전 주간 아파트가격 기준 0.33% 급등세를 보였지만 대책 이후 0.03~0.04%의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월세 가격도 가을 이사철임에도 입주물량 증가와 집값 안정 등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 분양가 상한제 사실상 부활
정부는 그 동안 적용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사문화됐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기준을 2015년 4월 이후 처음 개선하는 작업에 나섰다.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부활하는 셈이다.
상한제 적용 조건은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곳 중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이다. 여기에 최근 12개월간 그 지역 평균 분양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경우,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각각 5대 1 초과했거나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청약경쟁률이 10대 1 초과한 경우에 해당하면 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요건 개선안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8일부터 입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개정(공포일 시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안정기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8·2대책의 후속 입법조치를 조속히 완료할 것”이라며 “강화된 수준의 시장 모니터링도 지속해 투기수요 유입 등으로 시장 불안이 나타나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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