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수상한 그녀’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신작이자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남한산성’이 1636년 병자호란 당시를 스크린에 재현했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1636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청나라가 조선에 침입하며 일어난 전쟁,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남한산성’은 실존 인물부터 공간적 배경까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리얼하게 담아냈다. ‘남한산성’의 주요 캐릭터 역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재탄생됐다.
대군을 이끌고 국경을 넘은 청의 공격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향한 조선의 16대 왕 인조(박해일), 청과의 화친을 도모한 주화파의 대표적 인물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 끝까지 청과의 결사항전을 주장한 척화파의 수장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남한산성의 성곽을 지킨 무관 수어사 이시백(박희순) 등 역사적 인물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한층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대장장이 서날쇠(고수)와 청의 역관 정명수(조우진) 또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캐릭터들이다. 황동혁 감독은 “서날쇠는 실제 대장장이였고 왕의 문서를 가지고 밖에 나갔다는 한 줄의 기록으로부터 탄생된 캐릭터다. 정명수도 원래 조선의 노비 집안에 태어나서 청나라의 관직에 올라 병자호란 때 조선과 청의 통역을 담당한 실존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남한산성’은 철저한 자료 조사와 답사를 통해 1636년 인물들의 모습과 풍경을 생생하게 완성해냈다. 17세기 초의 복식을 재현하기 위해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긴 소맷자락의 의상을 제작한 것은 물론,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관자의 크기, 콧수염의 길이까지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 리얼함을 살렸다.
핵심 공간인 남한산성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하기 위해 현재의 남한산성을 방문해 크기를 직접 측정하는 것은 물론 각종 문헌을 통해 전해져 오는 성첩 도면을 참고해 쌓여 있던 돌의 크기, 여장의 사이즈, 성첩의 기울기까지 완벽히 담아냈다. 조총 죽통 화약통 등 소품과 청나라 복식 형태도 철저히 고증해 제작했다.
황동혁 감독은 “그 당시 썼던 말과 입었던 옷, 벌어졌던 일들과 살았던 집 등 모두 역사에 기록된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정통 사극에서 나오는 묵직함을 관객들이 좀 더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9월 말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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