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잿물로 조리도구 닦아… 화상 입을 정도" 초등 급식원의 고백

Է:2017-08-3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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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기사 내용과 무관.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양잿물'로 알려진 수산화나트륨을 주원료로 하는 강력 세제로 음식이 닿는 조리 기구를 닦아 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10년 넘게 조리원으로 일하고 있는 A씨는 CBS 인터뷰에서 "날마다 그 강력한 세제로 음식물이 닿고 또 몇 시간 동안 음식을 담아두는 국솥, 밥솥, 집기류 등을 다 닦았다"고 고백했다.

오븐 및 기름때 제거용으로 사용되는 세척제 '오븐크리너'는 전 판, 튀김 솥 전용으로 나오는 세제다. 오븐과 그릴 등에 눌러붙은 찌든 기름 성분을 제거하는 데 탁월해 대용량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곳에서 주로 사용한다.

A씨는 자신이 일했던 초등학교에서 오븐크리너를 과도하게 사용해왔다고 했다. "오븐크리너를 정말 필요한 곳에만 사용하는 학교는 한 학기에 약 20㎏짜리 한두 통을 쓴다"면서 "내가 있던 곳에서는 한 달에 네 통까지 써봤다"고 밝혔다.

위험·경고 표시까지 붙은 화학물질인 오븐크리너 성분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A씨는 "오븐크리너는 독한 강알카리 성분의 세제로 안경에 튀면 알이 녹아 자국이 생기고 살에 닿으면 화상을 입는다"며 "나를 포함해 조리원 대부분이 오븐크리너 화상을 입은 게 증거"라고 말했다.

극소량만 쓰지 않고 음식물이 직접 닿는 국솥, 밥솥 등의 집기류에 모두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생님에 따라 요구하는 청소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깨끗한 정도를 넘어서 반짝반짝한 상태를 원하는 선생님이 있으면 모든 집기에 오븐크리너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오븐크리너는 주로 물로 희석해 쓰지만 희석하면 반짝반짝하게 닦이지 않아 실제 현장에선 원액으로 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전교육청의 2017 학교급식 기본방향에 식기 등의 급식기구는 세척제가 남지 않도록 음용에 적합한 물로 반드시 헹구도록 돼 있다. 또한 월 1회 이상 세척제 잔류 여부 확인검사를 해 검사 내용을 기록지에 남겨야 한다. 하지만 A씨는 "세제 잔류농도 테스트지가 있지만 이는 식판 검사용"이라고 설명했다. 식판 외의 집기류는 세제 잔류 농도 검사조차 이뤄지지 않아 세제가 남아있는지 정확한 파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A씨는 "날마다 그 독한 세제로 국솥 등을 닦아내고 물로 여러 번 헹구고 하지만 그게 다 사라질지 모르겠다"며 "아이들 국 끓이는 국솥을 닦을 때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빚을 지고 사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세제를 사용하는 조리원들끼리 모이면 "우린 죽으면 폐암으로 죽을 거야"라고 말한다고 한다. 조리원들 역시 오븐크리너를 매일 쓰면서 연기를 마시고 그 식기로 조리된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오븐크리너에 주로 들어가 있는 '수산화나트륨'은 독성이 강한 염기성 물질이다. 전체 함유량의 5%가 넘으면 유독물로 분류될 정도로 강한 염기성을 띠고 있다. 이 물질은 성분상 양잿물(빨래하는 데 쓰이는 수산화나트륨)과 유사하다. 수산화나트륨이 함유된 세제를 사용한 뒤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세제가 남게 되고, 소량의 성분이라도 지속해 흡수하면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측은 "학교에 정기적 지도를 나가고 있으며 현재까지 오븐크리너를 과잉으로 사용하는 것이 알려져 조치가 이뤄졌다는 등의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급식 기본방향에 따라 각 학교에 수산화나트륨 5% 미만의 세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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