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흥인지문 교차로에 이르는 종로 2.8㎞ 구간에 올 연말까지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다. 또 왕복 8개 차로를 6개 차로로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보행친화공간을 넓히고 인근 상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바깥차로 폭 확대, 교차로 및 유턴 신설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및 도로공간재편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세종대로사거리~흥인지문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공사를 9월 초 착공, 12월에 완료할 계획이다.
이 구간은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망 중에서 중앙버스전용차로망이 구축되지 않은 마지막 구간이다. 현재 가로변 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고 있지만 가로변 주정차 차량 및 우회전 차량 등으로 인해 버스전용차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종로의 가로변 버스전용차로가 중앙으로 이전되면 망우·왕산로에서 도심을 관통해 경인·마포로에 이르는 동서축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완성된다.
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신설 구간에 중앙버스정류소 15개를 신설하고 중앙버스정류소와 연결되는 6곳을 포함해 총 7곳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시 버스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종로를 지나는 시내·광역버스 67개 노선 가운데 약 13개 노선을 조정할 계획이다.
종로를 운행했던 471번, 710번 등 서울버스 5개 노선을 퇴계로 또는 율곡로 등으로 조정하고 경기버스 8개 노선도 을지로로 노선을 변경해 중앙버스정류소를 운행하는 버스 대수를 시간당 160대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및 노선 조정 등을 통해 종로 구간의 버스 통행속도가 현행 시속 13.5㎞에서 17.7㎞로 31%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현재 왕복 8개 차로를 6개 차로로 줄이고 줄어든 2개 차로는 중앙버스정류소 설치, 보행친화 공간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중앙버스정류소 15개 중 13개는 세계 최초로 ‘이동형 중앙버스정류소’로 설치된다. 조립식 모듈 10여 개를 이어 붙여서 정류소를 만든 뒤 도로바닥에 고정시키는 방식이어서 연등회나 거리축제 때는 도로 끝으로 이동시켜 종로 거리를 완전히 비우고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종로4가까지 보도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종묘 앞은 기존 5.5m에서 10.1m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횡단보도도 확충한다. 종로구청 입구 교차로는 현행 ‘ㄷ’자 횡단보도를 ‘ㅁ’자 형태로 개선하기로 했다. 중앙버스정류소 위치를 고려해 총 6개의 횡단보도를 추가로 설치한다. 이렇게 되면 세종대로사거리부터 동묘 앞까지 총 24개의 횡단보도를 약 120m 간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하상가 상인들이 반대해 횡단보도를 설치하지 않았던 종로 5가 구간에도 중앙버스정류소와 연결되는 횡단보도가 신설돼 광장시장 북1문에서 약국 및 의료기 거리로의 이동이 수월해진다. 지하상가 이용객을 위해서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다.
시는 종로 지역 내 자전거 이용이 늘고 있는 것을 감안, 서울지방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종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시는 지역 상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방안도 추진한다. 상인들의 조업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이면도로가 좁은 점을 감안해 종로 바깥차로 폭을 4m 이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2008년 흥인지문 녹지공간조성 당시 직진로가 없어져 약 890m를 우회해야 했던 창신길 진입로에는 교차로를 신설해 창신동 봉제공장으로 진입하는 오토바이들이 바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일반 차량을 위한 유턴도 신설해 우회경로가 약 600m 줄어든다.
아울러 종로2가 교차로에도 삼일대로 방향으로 좌회전 신호를 운영해 종로1가 교차로에 과도하게 몰렸던 남대문로 방향 좌회전 차량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시는 지난 10개월 간 지역주민, 관련 기관과 총 109회 협의를 하는 등 시민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이 같은 사업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여장권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은 “서울의 정치·경제·역사 1번지인 종로의 도로공간 재편은 ‘사람중심의 서울교통’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확인하는 시험대이자 대표적인 지역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는 2004년 강남대로를 시작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확장해 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12개 도로축 120.5㎞에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돼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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