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인체 영향 논란…정부 “문제 없다” vs 의사협회 “장기적 영향 판단 불가”

Է:2017-08-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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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살충제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평생 먹어도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위해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쥐실험을 바탕으로 간접 추산한 독성치를 두고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국민들에게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장기적으로 살충제 성분을 섭취한 상황에 대한 인체 영향을 확인할 수 없다며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살충제 계란’ 위해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살충제 성분 5종이 검출된 계란을 매일 평생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5종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피리다벤, 에톡사졸, 플루페녹수론을 말한다.

정부는 살충제 계란이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전수조사에서 살충제가 가장 많이 검출된 계란을 기준단위로 삼았다. 추산 결과 피프로닐이 최대 검출된 계란을 먹는다고 가정할 경우 1~2세 영아는 하루 24개, 3~6세 유아는 37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또 같은 방식으로 1~2세 영아의 경우 비펜트린은 7개(유아 11개, 성인 39개), 피리다벤은 1134개(유아 1766개, 성인 5975개)를 먹어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발견된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의 경우 검출된 계란을 매일 각각 4000개와 1321개까지 먹어도 인체에 해가 없다고도 했다. 다시말해 계란을 수천 개씩 먹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도 안전하기 때문에 현재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은 인체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설명한 독성 수치는 어디까지나 쥐 실험을 통한 대략적인 추산치일 뿐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위해평가 자문을 맡고 있는 권훈정 서울대 교수(한국독성학회장)는 이날 브리핑에서 임산부나 노약자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인간을 대상으로 보고된 것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쥐가 새끼를 낳았을 때 신경발달에 문제가 없는지를 최소농도 기준치에 반영한다”며 “동물실험 값의 100분의 1을 사람에게 먹어도 좋다고 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위해평가 대상에는 산란계 농장에서 추가로 검출된 DDT 성분은 빠져있다. 자문단에 속해있는 권호장 단국대 교수는 “DDT는 놀라운 해충박멸력에 비해 급성독성력은 없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문제는 인체 내 잔류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암이나 내분비계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DDT가 노출된 건 상징성은 있지만 실질적 위험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은 장기적으로 인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지난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국제보건기구(WHO)를 인용해 “사람이 피프로닐을 과다 섭취할 경우 어지럼증이나 구토, 복통 등의 독성물질오염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간과 신장 등 장기손상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비펜트린에 대해서도 “사람이 섭취할 경우 두통과 울렁거림, 복통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의사협회는 특히 이들 살충제 성분을 장기적으로 섭취한 경우에 대한 연구논문이나 인체사례 보고가 확인되지 않아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날림 전수조사’로 헛발질만 계속하는 정부의 대응도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정부는 이날 420개 농가를 대상으로 보완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북 1개 농가와 충남 2개 농가 등 3개 농가 계란에서 플루페녹수론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8일에는 전수조사를 통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가 49개라고 했다가 다시 말을 뒤집은 셈이다. 샘플을 확보할 때 ‘무작위 추출’이라는 전수조사 원칙을 무시한 채 농장주가 준비한 조사용 계란만 검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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