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알려진 화학성분 비펜트린과 피프로닐. 두 살충성분의 차이는 비펜트린이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반면 피프로닐은 아예 사용해선 안 되는 화학물질이란 점이다. 살충제 달걀 사태를 먼저 겪은 유럽에서도 피프로닐이 검출되면서 문제가 됐다. 그럼 비펜트린은 피프로닐보다는 안전한 성분인 걸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독성은 비펜트린이 더 강하다. 식품에 남아 있어도 괜찮은 수준임을 뜻하는 잔류허용기준치는 비펜트린이 0.01ppm, 피프로닐이 0.02ppm(국제 기준치). 비펜트린이 더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그럼에도 비펜트린은 농가에 허용되고, 피프로닐은 금지돼 있는 까닭은 비펜트린이 오래 전에 개발된 살충제인 반면 피프로닐은 신제품이어서다.
살충제를 포함한 의약제품의 유통 과정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신제품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 특정 살충제를 사용해온 농가에서 새롭게 출시된 살충제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지기에 효과를 직접 확인한 기존 제품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가축용 살충제는 출시된 뒤에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피프로닐이 잔류허용기준치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건 비펜트린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낯선 성분이기 때문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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