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해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정신건강 심리지원 시설 '온마음센터'가 세월호 유가족을 대상으로 수상레저 프로그램을 기획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랑하는 이들이 물에 빠져 숨지는 참극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물놀이'를 권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 '예은 아빠' 유경근씨는 지난 31일 소셜미디어에 온마음센터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와 온마음센터가 마련한 프로그램의 웹자보를 공개했다. 온마음센터가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무더운 여름, 가족과 함께 북한강변의 시원한 자연바람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유씨는 황당하다는 듯 "세월호 유가족들이 수상레저를요? 진심입니까?"라고 답장을 보냈다.
유씨는 소셜미디어에 "온마음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시간도, 마음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테지만, 수상레저? 지금도 물만 쳐다보면 물 속에 잠긴 예은이가 보여 뛰어들고 싶은데 수상레저를? 강물이니까 괜찮다는 건가? 맞서서 이겨내 보라는 건가? 아니면 물 먹고 정신차리라는 깊은 뜻? 온마음센터는 치유센터가 아니라 잔혹센터인 건가?"라고 적었다.

논란이 일자 온마음센터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센터 관계자는 1일 위키트리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문장과 단어 선택이 부주의했다"고 전했다. 또 2년 전부터 수상레저 프로그램이 열렸다고 설명하며 "작년에 만족도가 높아 올해도 기획하게 됐다. 세월호 유가족이 800여명인데 가족마다 욕구와 의견이 다르다. (올해는) 물놀이 안 가냐고 먼저 묻는 가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더욱 다양한 의견을 고려하며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안산 온마음센터는 2014년 4월 구성된 재난심리지원팀을 확대해 트라우마센터 형태로 개소했다. 세월호 추모 전시회, 재난 심리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진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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