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고 후 복직한 직원을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게 해 논란을 빚었던 휴스틸이 ‘복직자 해고 매뉴얼’까지 만들어 퇴사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휴스틸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 채용정보 사이트에 게재된 이 게시물에는 철강제조전문업체 휴스틸의 장점과 단점이 명시돼있다. 생산·제조 파트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회사 장점에 대해 “정해진 시간 외 근무는 잘 시키지 않음. ‘한 때’ 잘 나가던 회사였음”이라고 말했다.
단점에 대해서는 “다른 강관업계 대비 근무 강도가 매우 쎈 편”이라며 “주야 교대 근무에 토요일 특근까지 해서 근무 시간도 긴 편에 대비해 급여는 중하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군대식 문화로 신규 입사자 10명 중 7~8명은 얼마 되지 않아 나간다”고 비판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회사 경영진 바라는 점’에 “제발 직원 처우 좀 개선해주시고 시급 좀 올려달라”면서 “부모 잘 만나 좋은 회사 물려받게 됐다는 소리, 현장에서 안 나오게(해달라) 직원들 불만이 무엇인지, 회사의 문제가 무엇인지 노동자의 소리를 좀 들으시길”이라고 호소했다.
과거 사측으로부터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도록 강요를 받았다는 피해자의 인터뷰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화장실 앞 근무’ 인사 보복 논란 피해 당사자인 B씨는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회사에서 부당 해고 당할 때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복직하는 날 서울 본사 인사 총무팀 팀원으로 강등 당했다.근무 위치는 14층 화장실 옆이었고, 그곳에서 벽을 보고 근무하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자리가 없어서 회사 측이 부득이하게 ‘화장실 앞 근무’조치를 한 게 아니었냐”는 질문에 그는 “복직 첫날 직장 동료들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그 전날 화장실 앞에 자리를 다 갖다 놓고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다더라. 화장실 앞에 근무할 거라고 회사에 소문이 다 났다고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B씨는 “‘설마 그럴 일은 없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며 회사에 출근했는데 그렇게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인 인사를 단행한 회사가 내가 평생을 다녔던 회사였던가 하는 생각에 치를 떨며 잠을 못 이뤘다. 너무나 비열하고 잔인했다고 생각한다”고 울분을 드러냈다.
당시 휴스틸 측은 “B씨의 경우 티오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인사총무팀으로 발령했는데, 자신이 맡았던 일이 아니라며 업무를 거부하고 있어서 다소 억울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사측이 이들을 내쫓기 위해 ‘해고 매뉴얼’까지 만들어 퇴직을 압박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비난 여론은 다시 들끓고 있다.
30일 SBS보도에 따르면 ‘해고 매뉴얼’ 문건에는 복직자의 이름과 이들의 퇴사를 유도할 방법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실무자가 만들었다가 파기한 문건일 뿐 공식적인 문건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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