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 “늘 내게 기대를 걸어… 언젠간 터지겠죠” [인터뷰]

Է:2017-07-29 13:44
ϱ
ũ
와이드에스컴퍼니 제공

모델에서 배우로, 부단히 연기 내공을 쌓아온 지 어언 10년. 김영광(30)에게 드라마 ‘파수꾼’(MBC)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자신의 연기 인생에 “점을 찍어준 작품”이란다. 연기 재미도 컸거니와 이토록 뜨거운 호평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김영광은 ‘파수꾼’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내건 검사 장도한 역을 맡았다. 겉보기에는 능글능글한 속물 검사지만 실상은 ‘숨은 법의 심판자’ 파수꾼의 리더로 살아가는 인물. 그를 둘러싸고 있던 베일이 서서히 벗겨지면서 극의 서사가 하나둘 갖춰졌다.

이토록 복잡다단한 인물은 김영광의 세밀한 표현력으로 구체화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영광은 “내게 이런 캐릭터가 잘 맞을까 걱정했었는데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기쁘다”며 “쉬지 않고 작품을 계속해온 나에게 포인트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작품 할 때 보통은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이에요. 반응에 신경이 쓰여서 대본 의도대로 가지 않는 경우가 생길까봐서요. 근데 이번엔 보게 되더라고요(웃음). 오히려 시청자들이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시청률이 안 나오지? 우리가 홍보해서 10% 넘겨보자’며 으쌰으쌰하시는데,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어요.”

MBC '파수꾼' 극 중 장면들

‘파수꾼’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매력적인 캐릭터 때문이었다. 그는 “만화 같은 캐릭터를 만화스럽게 표현해보면 재미있겠다 싶었다”며 “이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비밀이 다 드러났을 때 (시청자에게) 큰 임팩트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소화해서 멋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얘기했다.

“장도한은 주변 인물을 전부 속이기 위해 연기를 하거든요. 사람들을 현혹시키거나 암시를 줘서 내 뜻대로 움직이게 만들죠. 죄의식이 있지만 그걸 무시할 만큼 복수가 중요했던 거예요. 많이 외로운 인물이었어요. 어디 나타나든 사람들이 다 싫어하거든요(웃음). 연기를 하면서도 고립된 느낌이 들고 외로웠던 것 같아요.”

방영 내내 쏟아진 연기 호평은 그런 고단함을 이기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김영광은 “이번 작품에 애정을 쏟아주신 분들이 많아서 너무 고마웠다”며 “촬영하면서도 힘이 났다.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며 나 스스로를 더 밀어주는 힘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에게 장도한의 모습으로 잘 보여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기하는 재미가 더 커졌고요. 작품을 끝내고 나서도 의욕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빨리 다음 작품에서 또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2006년 모델로 데뷔해 뜨겁게 주목받은 김영광은 2008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KBS2)으로 연기에 발을 디뎠다. “처음에는 (연기력이 부족한) 제 자신이 초라하더라고요. ‘이왕 하게 된 거 잘해야 하는데’ 스스로에게 화가 났기도 했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김영광은 “연기에 대해선 처음부터 진지했다. (대중의) 칭찬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다행히 (주변 반응에) 심하게 동요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무던히 노력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꿈의 크기가 커졌고, 그 마음도 한층 진해졌다. 지금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주연 타이틀을 달았다.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건 배역 크기보다 캐릭터 그 자체란다. “‘내가 주인공이야’라는 생각은 안 해요. 극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가 중요하죠. 물론 주연으로서 보여드려야 하는 부분이 있겠죠. 시청자가 감정이입을 하는 대상이니까요. 그래서 항상 개연성과 타당성을 생각하면서 연기합니다.”

술과 사람을 좋아했던 그를 변화시킨 건 소속사 대표의 한마디였다. “군대 가기 전 사장님이 ‘너 그만 좀 놀았으면 좋겠어’라고 하셨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찔렸나 봐요(웃음). 이젠 하도 안 노니까 놀고 싶지도 않아요. 요즘은 일하는 게 너무 좋아요. 2~3주만 쉬어도 조급하고 불안해져요. 쉬면 뭐하겠어요(웃음).”


20~30대 배우들 가운데 김영광만큼 부지런히 작품 활동을 해온 이도 드물다. 매년 한 작품 이상씩 꼬박꼬박 선보여 왔다. 인기나 유명세 따위에 대한 갈증 때문은 아니란다. 그저 “나라는 배우가 보여드릴 수 있는 걸 계속해서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엄청난 대작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저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예컨대 ‘류승범’ 하면 ‘양아치 연기의 일인자’란 수식어가 따라붙듯 ‘김영광’ 하면 딱 떠오르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위해서 꾸준히 하는 거예요. 제게 더 맞는 장르를 찾아가는 중이죠. 제 자신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게 재미있어요.”

김영광은 자신에게 “항상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를 완벽하게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래서 항상 저에 대해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면 기대감이 생기거든요. 그 기대감이 언젠가 터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웃음).”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