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치원 문제, 정답은 뭘까요?

Է:2017-07-12 16:33
:2017-07-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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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는 지난 7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문학을 교육하면서 작가나 시험 출제자의 숨은 의도를 찾으라 한다.”

충청도 백제 유적지 여행을 마치고 유시민 작가, 푸드 칼럼니스트 황교익,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작곡가 유희열과 둘러앉아 저녁을 먹으면서 국어 교과서에 실린 자신의 산문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던 2010년 일화를 소개하면서였다.

김 작가는 당시 블로그에 “시를 제외하고 원문을 그대로 실을 수 없는 교과서는 작가가 추구했던 내적 완결성을 담지 못한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양심에 따라 거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작가가 7년 전 블로그, 닷새 전 ‘알쓸신잡’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고의 다양성이었다. 사람마다 다른 생각과 세상의 모든 이치를 시험 출제자가 하나로 규정한 ‘정답’ 안에 가둘 수 없다는 것이 김 작가의 생각이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끝날 때마다 수백건씩 제기되는 이의신청은 김 작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의신청은 다양한 사고를 요구하는 국어 지문에 국한되지 않는다. 문헌과 자료를 근거로 교육하는 역사와 과학에서도 ‘정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에서 물리 II의 9번 문항은 '정답 없음'으로 결정됐고, 한국사 14번 문항은 1번과 5번이 모두 정답으로 인정됐다. 출제자의 의도가 언제나 절대적일 수 만은 없다는 얘기다.

트위터 타임라인은 12일 ‘요즘 유치원 문제 수준’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놓고 요동쳤다. 정답은커녕 문제의 맥락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문항을 놓고 트위터 이용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문항이 실린 학습지나 시험지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문항의 형태로 볼 때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영유아 교육용일 가능성이 높다.

문항은 같은 특징을 가진 집단끼리 선을 잇는 방식으로 정답을 맞히도록 출제돼 있다. 한쪽은 ①0 3 6 8 9 ②1 4 7 ③5 10의 숫자로 이뤄진 세 집단, 다른 한쪽은 집 태양 나비의 그림으로 각각 구성된 세 집단이다.

정답은 ①태양 ②집 3 ③나비. 문항은 숫자나 그림에서 곡선과 직선을 구분하는 능력을 확인할 목적으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정답이 엇갈렸고, 그 이유도 제각각 달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어린이에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도록 교육하는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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