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막말을 해 비난 여론에 휩싸인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이 부대표는 사적인 대화를 몰래 녹음됐다고 주장하며 SBS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부대표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혹시 상처를 받은 분이 계시다면, 비록 사적 통화에서라고 하더라도 사용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하면서 “사적인 대화가 몰래 녹음이 돼 기사화된 것에 대해서는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 부대표는 또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식재료비가 삭감되는 그런 일이 없도록 앞으로도 모두가 유념해 함께 해결해 가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앞서 이 부대표는 10일 오후 7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발표하며 사과했다. 이는 SBS가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뒤 나온 것이어서 '궁지에 몰려 어쩔 수 없이 한 사과'라는 비판을 받았다.
발표된 입장문 내용도 논란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입장문에는 “몇 주 전 출입기자와 사적인 대화에서 학교 급식 파업 관련 학부모들의 분노와 격앙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급식 질이 형편없어지고 있는 문제에 분개해 나온 얘기”라며 “정식 인터뷰가 아닌 사적인 대화를 이렇게 여과 없이 당사자 입장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SBS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고 나 자신도 과거 아버지 사업 부도로 비정규직, 알바 등을 전전한 경험이 있기에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피력한 이 부대표는 “그러나 문제를 정확히 직시하고(급식재료비 예산 삭감방지, 직무금제, 정규직이나 장계계약에 사회안전망 등) 현실적인 해법을 찾자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도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3주전에 있었던 대화가 뒤늦게 나가게 된 배경, 정식 인터뷰가 아닌 사적인 대화를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당사자 입장을 확인하지도 않고 할 수 있는 것인지 SBS에 유감을 표명합니다만, 정권 초에 방송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정권 눈치를 보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SBS본부는 성명을 내고 “SBS를 언론 노동자들의 정당한 취재행위를 근거 없이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당장 공개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또 “문제의 전화 통화는 이 부대표가 학교비정규직 파업 관련 발언을 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이뤄진 것”이라며 “발언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며 이뤄진 통화 내용이 어떻게 사적인 대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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