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용의자들이 육군 정보장교를 상대로 범죄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최전방 부대인 육군 15사단에서 정보장교로 근무중인 손지혜(25·여) 중위는 지난 3일 자신을 금감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도용돼 대포통장이 만들어졌다. 이 통장으로 사기범죄가 발생해 피해자들이 손 중위를 고소한 상태니 서울에 있는 대리인을 만나 혐의를 빨리 풀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었다.
용의자들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손 중위는 통화를 계속하면서 현금 인출을 요구한 이들에 순순히 응했다. 속은 것처럼 행동하며 범인을 안심시킨 손 중위는 지나가던 행인에게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전화를 받고 있는데 노량진역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경찰에 신고해달라’는 메모를 전달했다.
행인의 신고로 손 중위는 용산서 지능팀과 연결됐다. 이후 손 중위는 경찰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본인 위치, 용의자와 만나기로 한 시간·장소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미리 잠복해있던 경찰은 노량진역 7번 출구에 도착한 손 중위에게 접근한 용의자 2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손 중위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범죄 표적이 돼서 또 다른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꼭 용의자를 검거하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손 중위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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