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 발레리나 윤서후가 ‘발레의 종가’ 파리오페라발레 정단원으로 입단했다. 지난 2년간 파리오페라발레 준단원이었던 윤서후는 6일(현지시간) 입단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정단원이 됐다. 파리오페라발레에서 한국인 정단원 입단은 김용걸(44·2009년 퇴단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과 박세은(28·현재 발레단 프리미에 당쇠즈)에 이어 세 번째다.
윤서후는 국민일보와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진짜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대를 하지 않아서 결과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세은 언니로부터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오늘(6일)이 18살 생일날이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생일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오늘 밤 잠을 못잘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파리오페라발레는 매년 7월초 입단 오디션을 치러서 소수의 정단원을 뽑는다. 부설학교인 파리오페라발레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먼저 뽑은 뒤, 준단원을 포함해 외부 지원자를 대상으로 다시 선발한다. 그리고 정단원은 되지 못했지만 가능성 있는 일부 외부 지원자들에겐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준단원 기회를 준다. 올해 파리오페라발레는 발레학교 졸업생 6명과 준단원 2명을 정단원으로 선발했다. 파리오페라발레학교 출신이 아닌 윤서후는 지난 2015년 입단 오디션에서 7위에 오르며 준단원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 오디션에선 4위로 고배를 삼켰지만 올해 당당히 1위에 오르며 정단원이 됐다.
“2년전 준단원이 됐는데, 처음 1년간은 적응을 제대로 못했어요. 파리오페라발레 스타일로 발레 테크닉 등을 다시 익혀야 하는데다 불어도 잘 몰라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제가 평소 잘 울지 않는 성격인데도 처음 1년간은 혼자서 여러 번 울었어요. 특히 2015년 11월 파리에서 테러가 났을 때 다른 동료들은 부모님이 찾아와서 데려가는데 비해 저는 발레단 탈의실에서 그날 밤을 보내야 했는데요. 진짜 서글프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어요. 하지만 계속 버티고 노력하다보니 어느새 불어도 기량도 늘었더라구요.”

6살에 발레를 시작한 그는 한국에서 주목받던 발레 유망주였다. 2011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주니어 여자 1위, 2014년 바르나 콩쿠르 주니어 여자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14살의 나이에 이원국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에 주역으로 출연하며, 국내 최연소 프로 전막 발레 무대 데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예원학교를 중퇴한 그는 최근 해외 발레단 입단을 꿈꾸며 홈스쿨링을 택한 발레 유망주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파리오페라발레는 늘 내가 그리던 꿈의 무대였다. 지난 2년간은 힘든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시간이었다. 준단원에서 정단원이 되기까지 4~5년 걸리거나 아예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준단원은 수업과 연습을 주로 하면서 파리오페발레 공연중 군무에 결원이 생길 경우 대타로 출연하며 경험을 쌓는다. 내 경우 파리오페라발레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고 이전에 발레단에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처음엔 진짜 어리버리했다. 그동안 파리오페라발레 선배인 세은 언니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한 만큼 에투왈(수석무용수)이 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지금은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천천히 채워나가고 싶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