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웃라스트 소재 유아 매트의 안전성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아용품 업체 보니코리아가 “아웃라스트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며 ‘검증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무료로 상품을 제공하고 SNS에 후기를 남기도록 하는 홍보성 체험단을 모집한 것이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와 공식 SNS 계정을 폐쇄한 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여전히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준엽)는 보니코리아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수백명 피해자가 발생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혐의다.
영유아 부모 50여명은 지난달 14일 보니코리아가 제조한 아웃라스트 소재 유아용 에어매트를 사용한 아이들이 기침을 하고 피부 발진 등이 생겼다며 이 업체를 검찰에 고소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23일 보니코리아의 아웃라스트 소재 유아용 섬유제품 사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소비자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현재까지 보니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피해 사례는 3500여건이나 돼 향후 고소·고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건 직후 보니코리아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방문자가 많다는 이유로 본사 사무실을 잠정 폐쇄했다. 6일 현재 보니코리아 홈페이지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리뉴얼’에 들어갔다. 피해사례 접수, 상품 문의 게시판만 운영 중이다. 공식 인스타그램 역시 문을 닫고 비공개 계정을 새로 만들었다.
보니코리아 측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환불 및 반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라 적법한 방법을 취하겠다”고 공지했다. 반면 소비자 대책을 논의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아직도 환불받지 못했다” “연락이 없다” 등의 불만 글이 가득하다. 회사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목소리다.

그런데 보니코리아 앱에서는 보니코리아 신상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에는 앱을 통해 아웃라스트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검증단을 두 차례 모집하기도 했다. 다른 제품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보니코리아는 검증단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후기를 작성할 때 검증단으로 당첨돼 올리는 후기임을 꼭 밝혀 달라. 제품의 솔직한 후기임을 말해 달라”고 강조했다. 본문에 넣을 해시태그도 기재돼 있었다. 후기는 제품 수령 후 일주일 이내에 작성해야 하고, 게시물 주소를 업체 측 이메일로 보내야 한다.


네티즌들은 보니코리아의 검증단이 홍보단과 다를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무료로 상품을 제공받아 공개적인 후기를 올리고, 이를 업체에 알려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어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웃라스트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은 터에 피해 부모들의 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크다.
보니코리아의 아웃라스트 제품을 사용했다는 한 네티즌은 “내 아기의 기침 한 번, 재채기 한 번에도 심장이 철렁 하는 엄마 마음을 보니코리아가 알런지 모르겠다”며 “며칠 전부터 재고 처리처럼 보이는 ‘핫딜’을 통해 물건을 팔고, 검증단을 모으고, 이제는 신상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치가 떨린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검증단한테 전화할 시간은 있고 피해 엄마들에게 전화할 시간은 없나”라고 비난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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