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에코백을 대체할 가볍고 독특한 디자인의 '라탄백'이 등장했다. 휴양지나 피크닉에서나 들법한 커다랗고 투박한 밀짚 가방이 뜨거운 여름, 시원한 느낌을 주기에 알맞은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SPA 브랜드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에서도 대거 선보이며 올여름 '잇템'으로 등극한 라탄백. 어떤 옷에도 어울릴 수 있는 베이지 톤인 데다 기본적인 '장바구니' 디자인부터 '조리백' 형태까지 다양하다. 기본 디자인에 장식까지 덧대면 더욱 화려한 가방으로 변신한다.


'바스켓백'으로도 불리는 라탄백은 덩굴식물인 라탄(Rattan)으로 만들어졌다.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라탄의 줄기로 바구니를 짜거나 가구를 만든다. 줄기가 길고 질기기에 튼튼하고 가벼우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수작업으로 엮어 만들기에 제품마다 개성이 묻어난다. 친환경적이어서 인체에 해롭지도 않다.


라탄백을 처음 든 사람은 영국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이었다. 제인 버킨은 젊었을 때 둥근 바닥에 손잡이 하나가 달린 디자인의 바스켓백을 자주 들었다. 그의 1960년대 사진엔 비슷한 디자인의 라탄백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시크한 상의, 스웨터, 코드 등 의상을 가리지 않고 라탄백을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은 복고 열풍을 타 2017년까지 스며들어왔다. 지금 이런 형태의 라탄백은 '제인 버킨 바스켓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끝없이 회자되고 있다.


발렌시아가, 사카이, 로에베, 토리버치 등 명품 브랜드들은 올해 봄·여름(S/S) 패션쇼에서 다채로운 디자인의 라탄백을 선보였다. 브랜드 '칼린'이 만든 라탄 소재의 포피백은 지난달 누적 판매량 1만 개를 넘어섰다. 단정한 사각 디자인의 포피백은 가죽 소재의 일반 토드백과 비교해도 충분히 세련됐다.

SPA 브랜드 자라에서 선보인 '폼폼 바스켓백'은 입고되자마자 바로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자라의 라탄백은 긴 스트랩으로 어깨에 메기 편한 숄더백이다. 귀여운 폼폼 디테일과 가방을 여밀 수 있는 디자인은 실용성과 트렌티함을 겸비했다.

이외에도 각기 다른 브랜드들은 브랜드만의 감성을 라탄백에 담아낸다. 팝아트 기반의 일러스트 아트웍&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HIGH CHEEKS(하이칙스)'는 통통 튀는 브랜드의 매력을 단조로운 디자인의 라탄백에 담아냈다. 라탄백 스트랩에 하이칙스만의 포인트를 더한 것이다.
라탄백은 최저 1~2만원대에서 10~2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다. 브랜드 값을 치를 생각이 없다면, 몇 만원이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저렴하고 편안하고 또 가벼운 에코백처럼 바닥에 내려놓아도 마음 편하고 물을 흘려도 닦으면 그만인 라탄백. 올여름 저렴한 가격으로 '잇템'을 마련하고 싶다면, 라탄백 구매를 고려해봐도 좋겠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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