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김태호 PD 등 MBC 예능 PD 47명이 김장겸 MBC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22일 이 같은 제목의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무한도전>의 김 PD와 김선영·정다히 PD, <나 혼자 산다>의 황지영·임찬 PD, <라디오스타>의 박창훈 PD,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이재석 PD, ‘모르모트 PD’로 유명한 이 프로그램의 조연출 권해봄 PD 등 MBC 간판 예능을 제작한 PD들의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웃기기 힘들다”며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됐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는 비판으로 성명을 시작했다. 이어 회사의 웃긴 짓으로 ‘검열 하는 것’ ‘돈 아끼는 것’ ‘신입 못 받게 하는 것’ 등으로 꼽았다.
이들은 성명에서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 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며 김 사장의 검열을 비판했고,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지만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 붓는다”며 제작비 감축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신입 공채는 막고 경력 공채는 기습적으로 열린다”며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한다”고 최근 MBC의 인사를 꼬집었다.
이들은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며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고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했다.
하지만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이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며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 ‘돈 때문에 나간다’는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PD들은 성명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라며 “이제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MBC에서는 김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가 쏟아지고 있다. 아나운서·편성제작PD·시사제작국PD 등이 성명을 냈고, 목포·대구·대전 등 지역에서도 성명을 통해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막내기수 기자 5명은 손으로 쓴 대자보를 사내에 붙였다. 사옥 내에서 김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친 김민식 PD의 대기발령에 반발해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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