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까지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장으로 일하다가 퇴사한 사람이 '네이트 판'에 '내가 서비스업을 그만 둔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나름대로 능력도 인정받고 빨리 점장을 달았다는 그는 2년 가까이 점장으로 일 하다가 "도저히 못 해 먹겠어서 그만뒀습니다"라며 퇴사 이유를 밝혔다. 그가 패스트푸드점에서 퇴사한 이유는 '진상 손님' 때문이었다. 그는 진상 손님을 총 6가지로 분류했다.
글쓴이는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고 점원을 괴롭히는 '얌생이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배달 서비스를 하면서 주문이 잘못 전달될 때가 있는데 당연하게 서비스를 요구하는 손님이 많았다고 한다. 주문 실수를 빙자해 서비스를 챙겨가는 손님도 있었다. 이에 그는 이런 손님들이 거주하는 집주소 목록을 만들어서 주문이 들어오면 아주 철저하게 배달 하도록 신경썼다고 한다.
하지만 보내기 전에 완벽하게 확인했는데도 "소스가 안 들어있다"며 새 상품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손님이 있었다. 이에 그는 "기존 상품을 회수해 알바생들 교육용으로 쓰겠다"고 했지만 손님은 "이미 거의 다 먹었다"고 답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그는 "'그렇게 다 먹었으면 괜찮으니까 먹은거지 왜 전화한거냐?'라고 말하고 싶은데도 꾹꾹 참고 다시 보냈다"고 하소연했다.
'충전기 구걸족'도 만만치 않다. 카운터에 찾아와 핸드폰을 충전해 달라고 하고 충전기가 없다고 하면 "서비스가 뭐 이래요? 그럼 충전 어디서 해요!!"라고 소리치는 손님이다. 그는 "나보고 뭐 어쩌라고, 집에 가"라는 말을 삼키며 친절하게 응대하지만 서비스 불만으로 클레임이 들어온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 애기가 먹을 건데 잘 좀 만들어 주세요~~~" "애 줄 건데 좀 더 줘~"하는 '맘충'도 있다. 매장에서 아이가 우는데도 더 울려서 다른 손님들 밥 먹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고서는 아기 달래게 먹을 거를 달라고 요구하는 맘충에 그는 매번 화를 억누르며 응대해왔다.
쿠폰 사용기간이나 행사 진행시간에 관심 없는 '해태눈족'은 쿠폰 기간이 지났음에도 "그냥 해주시면 안 돼요? 그럼 이 쿠폰 어떻게 해요? 버려요?"라고 따지곤 한다. 이에 그는 "진짜 답답해서 암 걸릴 거 같습니다"라며 '내가 안 썼냐? 너희가 안 썼지?'하는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고 전했다.

백화점 안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나 이 백화점 VIP인데!!"라고 외치는 '내가짱족'이 판을 친다. 이들은 백화점이랑 전혀 관계 없는 매장이라고 설명해도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친다고 한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종처럼 부리는 '난'갑' 넌 '을'족'도 있다. 그는 "사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그만두길 잘했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화의 시작부터가 반말이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설이 난무하며 음식을 직원들한테 던지기도 한다.
'난'갑' 넌'을'' 손님이 음료 리필을 요구하며 음식과 음료수를 직원에게 집어던진 날, 그는 퇴사를 결심했다. 그날 한 고객은 음료 리필을 계속 요구하며 아르바이트생을 무서운 표정으로 노려봤고 알바생은 결국 음료수를 리필해줬다. 이에 고객은 "되는데 왜 안 된다고 했냐"며 알바생에게 음료와 제품을 던지고 '듣도 보도 못한'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당장 뛰어가 손님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진정이 안 됐고, 점장이라고 하니 욕설이 자신에게 향했다고 설명했다.
응대를 잘못하면 클레임이 들어오니 어루고 달래려 했지만 진정이 되지 않아 함께 싸웠다고 한다. 주먹다짐만 오고가지 않았을 뿐 "거의 전쟁터"였다. 그 순간 '아 못해 먹겠네'라는 생각이 더 컸다던 그는 사건이 마무리되고 바로 퇴사를 통보했다. 이렇게 부당한 일이 일어나도 본사는 전부 매장 탓만 하고 보호해주지 않았다고 그는 씁쓸해 했다.
4년 넘게 서비스업에서 일하며 문제 일으킨 적이 없었다는 그는 "저 외에도 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저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힘내세요"라며 사연을 끝맺었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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