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증인으로 나온 유 전 장관과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설전을 벌이자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장관은 노태강(현 문체부 2차관)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 경질 관련 정황 등을 증언했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8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협회 관련 비리 조사 보고서 작성을 지시 받았다가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장관은 검찰 신문에서 ‘나쁜 사람’ 발언에 대해 묻자 “박 전 대통령이 ‘이 사람들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라고 해서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고 증언했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이 유 전 장관 쪽을 응시하며 작은 한숨 내뱉기도 했다.
검찰 신문이 끝난 뒤 유 변호사의 반대 신문이 이어졌다. 유 변호사는 유 전 장관에게 승마협회 관련 비리 조사에 대 물으며 “거듭되는 보고 지시를 받았다고 했는데, 누구한테 언제 몇 차례 받았느냐"라고 질문했다.
유 전 장관은 유 변호사가 재차 같은 내용을 묻자 "변호사가 예를 든 문장에 다 나온다"라며 답을 대신했다.

이에 유 변호사는 “어디에 나오죠?”라고 되물었고 유 전 장관은 “다시 읽어보세요”라고 답했다. 유 변호사가 “이야기 하겠다”고 말하자 유 전 장관은 "그것을(증인 신문 사항이 적힌 종이) 한번 줘 보라"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유 변호사는 “뭘 주느냐. 듣고 얘기하면 되지 않느냐”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 전 장관도 "“나한테 화내는 거냐”라고 같이 언성을 높였다. 유 변호사는 다시 “반말하지 마라”며 응수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피고인석에 앉아 조용히 재판을 지켜보던 박 전 대통령은 유 전 장관과 유 변호사가 설전을 벌이자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가 고개를 숙였다.
유 전 장관과 유 변호사의 설전은 재판부가 나서 제지하면서 진정됐다. 재판부는 "흥분하지 말라"며 "감정적인 면이 개입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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