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여고생 장애인차별금지법 근거로 시각장애인용 점자 메뉴판 국비사업 요구

Է:2017-06-0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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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눈이 안 보인다면 이 바나나우유와 딸기 우유를 어떻게 구별 할까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인천인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신승은, 신현서, 이예진, 채현아’입니다. 저희가 이번 사회문화 시간에 ‘프로젝트 시티즌’이라는 활동으로 정책 제안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 조는 ‘프랜차이즈 회사의 시각장애인용 점자 메뉴판 보급화’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을 근거로 프랜차이즈 가게에 국비사업으로 점자 메뉴판을 보급하는 운동을 펼치기위해 인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관계자와 면답하고 있다. 인화여고 채현아 학생 제공

저희는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던 중, 문득 시각장애인들은 메뉴판을 어떻게 이용하는 지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본 결과, ‘카페베네’와 ‘피자헛’에서 시각장애인용 점자 메뉴판을 도입했다는 기사 외에는 이들이 어떻게 식당 등을 이용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또한 점자 메뉴판을 구비해 놓았다던 두 곳의 프랜차이즈 중 ‘카페베네’에 연락을 취한 결과, 인천에 있는 카페베네 46곳 중 단 10곳만이 시각장애인용 메뉴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본사에 문의해본 결과 이 정책을 실시하고, 임원진들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이 정책이 사라졌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있는데요, 이 법에서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이 동등하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동등한 선택권을 보장 받기 위하여 필요한 서비스의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사사례가 있는지 조사해본 결과 몇 가지의 정책이 확인되었고 이 정책들은 모든 가게에 점자메뉴판 보급을 의무화 하는 것은 영세 사업주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킨다며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시각장애인용 점자 메뉴판을, 민간업체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이런 메뉴판 도입에 앞장서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앞선 사례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충분히 점자 메뉴판을 실행할 수 있는 자본력과 행동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함에 따라 정부에서 어느 정도의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이러한 법을 의무화 시킨다면 이 법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희의 생각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인천 시각장애인 복지관에 방문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시각장애인 직원 분들의 직접적인 의견을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은 “현재 시각장애인들이 바깥의 식당을 이용하려면 사전에 인터넷 및 배달의 민족과 같은 앱을 통해 무슨 메뉴가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며 “제안 취지가 좋고,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복지 현실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법의 제정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시선’과 ‘비용문제’에 대해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알기 위해, 퇴근시간의 유동인구가 많은 동인천역과, 등교시간의 선인재단 앞에서 시각장애인 점자 메뉴판 보급에 대한 시민 593명의 의견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560명이 찬성하였으며 세금낭비, 실용성 등의 문제로 33명 즉, 총 투표수의 5.5%만이 이 문제에 반대를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수의 시민들이 공감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비용에 관한 문제는 초기 비용과 유지비용으로 나눠서 해결책을 생각해보았는데요, ‘서울점자 도서관’에 문의해본 결과 구체적인 금액은 말씀해주시지 못하지만, 점자로 된 메뉴판을 보급하고자 한다면 이곳에서 메뉴판 생산을 담당해줄 수 있고, 전국의 1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곳에 메뉴판을 설치하기 위해 대량 주문을 하게 되면 비용이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저희는 점자 메뉴판이 법률로써 보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만큼 비용에 관해, 특히 초기 메뉴판 제작비용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기업은 메뉴판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인건비, 추가 비용지출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어 법에 대한 반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전철역 스크린 도어의 점자 안내판이 어린이들의 호기심 및 일부 사람들의 의해 점자가 훼손되어 가고 있는 것을 알고계십니까?

점자메뉴판의 훼손 가능성을 감안하고 이 때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았을 때, 점자 메뉴판을 따로 만들어 필요할 때나 요청이 있을 때만 메뉴판을 제공한다면 이런 문제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신 메뉴가 나왔을 시에는 앞서 말한 ‘한국점자 도서관’등에 점자스티커를 문의하여 제작한 후 새롭게 메뉴판에 붙이는 형식을 취하면 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저희가 제안하려는 정책이 효과,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 위해 혜화역에서 시각장애인용 메뉴판을 직접 설치하여 운영하고 계시는 ‘좋은 이웃카페’에 이현학 사장님과 면담을 하였습니다.

이현학 사장님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카페를 만드는 과정 중 하나로 이러한 점자 메뉴판을 도입을 했다고 하였습니다.
인천인화여고 3학년 학생이 경인전철 동인천역에서 시각장애인용 메뉴판 보급 필요성에 대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인천 인화여고 채현아 학생 제공

사장님은 카페 손님들이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이 메뉴판을 보고, 점자 메뉴판이 활성화 된다면 시각장애인분들이 보다 적극적인 외출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이런 점자 메뉴판이 있다면 이는 단순히 메뉴를 안다는 차원에서 벗어나 점자 메뉴판이 있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일하는 사람들이 시각장애인들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준비를 마련하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로써, 이는 메뉴판 하나의 가치가 아닌 사람들의 의식을 깨울 수 있는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하여 국민신문고에 저희의 정책을 제안하였으나 답변이 길어질 것을 예상하여 저희의 정책에 대한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시각자료를 업로드하여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자에게 보내온 장문의 E-메일이다. 

고3 여학생들의 캠페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빛을 발하려면 국비로 이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장애인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이 중요하니까. 국민신문고에서조차 답변을 미루고 있는 고3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누군가는 대답해야 하지 않을까.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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