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기숙사에서 직원들이 학생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 '방 검사'를 살사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서울 혜화동 연건기숙사에서 기숙사 직원과 대학원생 조교가 사전공지 없이 학생 방을 돌며 사진을 찍는 등 방 검사를 했다.
검사는 지난달 22일 오후 진행됐다. 직원과 조교들이 마스터키로 빈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 책상서랍 등에서 이름이 적힌 개인 물품을 찾아내 방의 ‘실사용자’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남학생 방에는 남자 조교, 여학생 방에는 여자 조교와 행정직원들이 들어가 사용 현황을 파악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게시자는 “기숙사에 몰래 방을 바꿔치기 하는 사람들이 있어 점검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비인격적이고 몰상식한 불시점검을 실시 한 것”이라고 했다.
기숙사 측은 “본래 2인 1실의 경우 ‘같은 과, 같은 학년’끼리 방을 쓰겠다고 신청할 수 없다는 내부규정이 있다"며 “소속 과를 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불시점검 이유에 대해서는 “사전공지를 하면 기숙사 규정을 어긴 학생들이 증거를 숨길 우려가 있었다. 그렇게 될 경우 규정을 어겨가며 친한 사람들끼리 방을 바꾸는 행태를 근절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학생들은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한 학생은 “규정을 어긴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도 아닌데 왜 기를 쓰고 막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규정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예고 없이 개인 공간에 들어와 개인물품을 뒤졌다면 권리 침해”라면서 기숙사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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