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가 또 이겼다. 이번에는 인간의 기보를 참고하지 않고 1년 동안 스스로 학습해 바둑 세계랭킹 1위를 무너뜨렸다.
구글 딥마인드사 인공지능(AI) 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중국의 커제 9단과 반상을 마주한 ‘바둑 정상회담의 미래’(The Future of Go Summit) 1국에서 289수만에 백 한집반 차이로 승리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에서는 한국의 이세돌 9단을 4승1패로 제압했다. AI가 바둑으로 인간을 이긴 첫 대국이었다. 알파고는 바둑 세계랭킹 1위 커제 9단과 첫 대국까지 승리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의 여러 알고리즘 중 스스로 심화 학습하는 ‘딥러닝’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세돌 9단과 대국했던 1년 전까지 세계에 널린 기보 16만 건을 학습했지만, 커제 9단과 대국할 땐 달랐다.
1년을 조금 넘긴 시간 동안 인간의 기보를 참고하지 않았고 스스로 학습하면서 기력을 쌓았다. 알파고의 이번 승리가 수 세기에 걸쳐 완성된 인간의 기보를 무의미하게 만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바둑에서 추측되는 경우의 수만 10의 170제곱. 인간이 가장 복잡하게 만든 게임 중 하나다.
커제 9단은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했지만, 기발한 수로 대응하는 알파고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커제 9단은 97수에서 상변의 백을 공략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알파고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판세를 키웠다.
커제 9단은 갈수록 착점이 늦어졌다. 제한시간 3시간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은 알파고(1시간29분6초)와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경기는 4시간23분여 만에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커제 9단과 알파고는 오는 25일 2국을 갖는다. 알파고는 2국에서 이기면 우승을 확정한다.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약 17억원). 우승 여부와 무관하게 3국을 모두 소화하며 커제 9단은 대국료로 30만 달러(약 3억4000만원)를 받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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