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농단 사태로 기소된 최순실씨가 22일 법정에서 또 다시 '박근혜-최순실 경제공동체' 논리를 직접 반박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이 끝나갈 무렵 재판장에게 발언권을 신청한 최씨는 "자유민주주의에서 경제공동체가 웬말이냐. 여기가 사회주의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미 여러 차례 최씨의 같은 주장을 들었던 재판부는 "아이고… 그 얘긴 그만하라"며 제지했으나 최씨는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 9차 공판에서 벌어졌다. 이승철 전경련 전 부회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뒤 재판장은 증인들에게 "여러 차례 나와 증언하느라 고생했다. 수고했다.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씨는 "저 한마디만 할게요"라며 발언권을 요청한 뒤 말을 쏟아냈다. "지금 이승철 부회장이 번복하는 증언도 많이 하고 말을 바꾸시는데, 검찰에서 어떻게 조사했는지 모르지만 계속 증언 바꾸고 있다. 제가 제일 알고 싶고 궁금한 건, 삼성한테 제가 합병을 얘기하면서 뇌물을 수수했다는 건 절대 인정할 수 없는데, 그 증거가 확실하다면 증거를 내놓으면 될 일이지…"라며 길게 말을 이어갔다.
이어 재판장과의 문답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최순실: "경제공동체 가지고 뇌물수수로 몰고가고 있지 않나. 이승철 부회장의 말만 갖고 뇌물죄가 되진 않을 텐데, 왜 박근혜 전 대통령이랑 저를 경제공동체로 묶는 건지 묻고 싶다. 자유민주주의에서 경제공동체로 하는게 가능한 겁니까?"
재판장: "아이고… 이 정도로 합시다."
최순실: "아니, 민주주의에서 경제공동체가… 사회주의에서나 있는 일이지, (민주주의에서) 가능이나 한가?"
재판장: "공소사실이나 적용 법조, 죄명에 대해 검찰에 입증 책임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증거 대면서 입증하는 중이고 그걸 기반으로 재판부가 공개된 법정에서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최순실: "네 제가, 지금 그게 경제공동체라는 게 가능한 얘기였나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검찰: "한 말씀만 올리겠습니다. 특검에서 기소한 내용에 최서원이 삼성으로부터 뇌물 수수했다는혐의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기소한 건 두 분이 경제적 공동체라서 기소한 게 아닙니다. 그 용어나 개념은 아마도 언론에서 나오다 보니까 최서원씨가 오해를 한 것 같고, 저희가 기소한 건 공범의 이론에 따라, 수수자 두 분이 각각 기능적 행위, 지배 행위 분담을 했다, 즉 뇌물을 요구했고 수수하는 행위를 분담했고, 그것이 증거로 증명됐기 때문이지, 경제 공동체라서 기소한 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최순실: "처음 특검에 갔을 때도 윤석열 팀장이 경제공동체라고 그렇게 애기했잖아."
재판장: "그 얘긴 저번에 했잖아요. 이제 그만 하세요."
이후 재판부는 휴정을 선고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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