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3일 ‘피고인 박근혜’에 대한 첫 번째 재판이 시작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난 3월31일 구속된 후 약 두 달 여만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과 일치한다.
박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에 출석한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 석에 서는 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21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판기일에는 반드시 법정에 서야 한다.
최순실(61)씨와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도 나란히 피고인석에 선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조우하는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이 어떤 기류가 흐를 지도 관심사다. 최씨는 지난 19일 본인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 개인 집사 역할을 언급하며 여전한 충성심을 내비쳤다.
재판부는 가장 먼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신 회장의 나이와 직업 등을 확인한다. 이어 검찰은 삼성 뇌물수수 등 박 전 대통령의 18개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변호인은 각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공판준비절차에서 “삼성 관련 뇌물수수, 롯데 관련 제3자 뇌물수수, SK 관련 제3자 뇌물 요구,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첫 재판인 만큼 법정에 서는 모습을 재판 시작 전까지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방청석은 역사적 재판을 보려는 시민들로 가득찬다. 총 68석을 뽑는 방청 신청에 525명이 몰리며 경쟁률은 7.7대 1을 기록했다.

같은날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선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정세균 국회의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1일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는 현직 대통령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정권 교체를 이룬 뒤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4일에도 봉하마을을 찾아 묘소를 참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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