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정부의 조국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한 검찰 개혁 드라이브에 현직 검사가 "염치 없지만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임은정 의정부지검 검사(43·사법연수원 30기)는 14일 자신의 페이브북 통해 "우리 검찰이 너무 잘못하여 지탄의 대상이 된 위기의 나날이지만 희망의 메시지를 띄우고 싶었다"며 사기 진시황 본기, 맹자를 인용해 지난 8월 검찰 내부게시판에 쓴 글과 함께 소회를 밝혔다.
임 검사는 "지난 몇달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마냥 몇번의 기회를 그냥 놓아 버리는 모습에 분노하고 참담했다"며 국정농단에 대한 소극적인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검찰을 비판하면서도 며칠 사이 대한민국 공기와 검찰의 공기가 바뀌었다고 썼다.
그는 "워낙 비정상의 일상화에 익숙해진 상태라, 그 당연함에 감동했다"며 "사방에서 조여오는 압박에 살얼음판 걷듯 늘 조마조마하게 살았었는데, 갑자기 숨쉬기가 편해져서 어리둥절해하고 있다"고 새정부 출범으로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내부게시판에 글을 써도 징계 회부하겠다는 협박을 더 이상 받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이 제 손과 발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버렸나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임 검사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곧 정해지겠지요"라며 "우리 검찰을 '대통령을 위한 검찰',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검찰'로 바로세울 의지와 선한 지혜를 가진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는 "정치검찰의 오욕은 출세의 대가를 받은 일부 정치검사들를 제외한 대부분의 검찰 구성원에게도 너무나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워 벗어던지고 싶은 형구"라며 "염치 없지만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린다"고 썼다.
임 검사는 과거사 사건 재심에서 상부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무죄를 구형해 화제가 됐다. 검찰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서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 전 수석의 영장기각은 ‘정치검찰’ 때문이라며 김수남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특검이 실시되면 자신이 특검팀에 합류해 제대로 수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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