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입성한 ‘온라인 대통령’… 전병헌 ‘맹스크’ 시절

Է:2017-05-15 00:05
:2017-05-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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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 마다하지 않은 국회의원 시절 ‘소통 행보’

전병헌 정무수석은 제19대 국회의원과 제5대 한국 e-스포츠협회장을 겸직했던 2014년 8월 9일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테란의 황제 ‘악튜러스 맹스크’로 변장했다. 스포TV 방송 화면촬영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게이머(게임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는 정치인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게이머들 사이에서 “박근혜는 오프라인, 전병헌은 온라인 대통령”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였다. 우스꽝스러운 코스프레도 마다하지 않았다. 게이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전 정무수석은 제19대 국회의원과 제5대 한국 e-스포츠협회장을 겸직했던 2013~2014년 게임 대회·행사장을 쉬지 않고 달려갔다. 그때마다 모습은 평범하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롤)와 같은 인기게임 캐릭터로 변장했다. 정장을 빼입고 나타나 축사만 낭독한 뒤 금세 사라지는 보통의 정치인들과 전 정무수석은 달랐다.

전 정무수석의 첫 코스프레는 2013년 10월 18일 트위터에 공개한 롤 캐릭터 ‘그라가스’였다. 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열린 같은 달 5일 서울 용산 e스포츠경기장에서 “한국의 SK텔레콤 T1 프로게임단이 우승하면 롤 캐릭터로 코스프레하겠다”고 약속한 게 ‘화근’이었다. T1은 우승했고, 전 정무수석은 ‘그라가스’ 특유의 긴 수염을 붙여야 했다.

전 정무수석은 의원실 보좌관들의 도움을 받아 주황색 가발·수염을 붙였다. 보라색 상의, 빨간색 하의를 입고 큰 병을 던지는 자세까지 취했다. 이로 인해 여당으로부터 “국정감사 기간에 코스프레나 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게이머들은 일제히 전 정무수석에게 환호했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2013년 10월 18일 트위터에 롤 캐릭터 ‘그라가스’로 코스프레한 사진을 공개했다. 뉴시스

전병헌 정무수석은 2014년 10월 1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4강전을 앞두고 캐릭터 ‘신바람 탈 샤코’로 분장했다.

전 정무수석의 코스프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4년 8월 9일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테란의 황제 ‘악튜러스 맹스크’로 변장하고 나타났다. 한 시즌 동안 리그를 관전한 게이머들에게 건넨 감사인사였다. 수염을 붙이고 망토까지 걸친 전 정무수석은 게이머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전 정무수석은 같은 해 10월 1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4강전을 앞두고선 하늘색 선이 그려진 흰색 상의와 보라색 하의를 입고 파란색 띠를 허리에 두른 채 등장했다. 왼손에는 검을, 오른손에는 탈을 들고 있었다. 롤 캐릭터 ‘신바람 탈 샤코’로 분장한 코스프레였다.

권위를 벗고 대중 속으로 들어간 국회의원의 소통 행보는 갈채로 이어졌다. ‘온라인 대통령’ ‘갓병헌’이라는 별명은 그때 붙었다. 게임 시장을 향한 정부의 규제와 탄압을 지적하고 방어했던 전 정무수석의 의정활동은 지금까지 게이머들의 변함없는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전 정무수석의 청와대 입성을 놓고 SNS 타임라인이 요동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전 정무수석을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김수현 사회수석과 함께 임명했다. 정무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해 국회·정당과 소통 및 협력의 정치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 정무수석은 제19대 국회까지 연임한 3선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원내대표와 문재인 대선캠프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을 지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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